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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터지면 ‘윗선’은 숨고 실무진만 수난 겪는 비겁한 나라
양병택
2021. 12. 24. 08:11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이 사망 직전까지 3개 기관으로부터 4건의 조사나 감사를 받았다고 한다. 김 처장의 유족은 “고인이 검찰 2곳, 경찰 1곳의 조사와 성남도공 감사를 동시에 받았는데 누가 견디겠느냐”고 했다. 김 처장은 이 과정에서 체중도 10㎏ 가까이 빠졌다고 한다.
김 처장 동생은 “형이 숨진 당일에도 집 화장실에서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했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에서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1·2차 평가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공사에 수천억 손실을 안기면서 화천대유에 특혜를 밀어주는 배임 행위가 실무자 수준에서 벌어졌을 리는 없다. 그런데도 검경과 공사 측은 김 처장을 주범처럼 몰아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