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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의 박정희 참배
양병택
2022. 10. 27. 10:42
쿠데타는 ‘국가에 대한 일격’이란 뜻의 프랑스어다. 군대가 정권을 탈취해 계엄령 선포, 의회 기능 정지, 언론 장악 등의 조치를 취한다. 프랑스식 명칭이 붙은 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1799년, 조카 루이 나폴레옹이 1851년 일으킨 정변을 전형적 사례로 보기 때문이다. 전자는 근대 프랑스의 기틀 확립, 영토 확장으로 이어졌지만 후자는 극도의 혼란과 유혈 사태를 남겼다.

▶누가 어떤 철학을 갖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쿠데타의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이집트 육군 중령 나세르가 이끄는 자유장교단은 1952년 왕정을 폐지하고 토지 개혁과 수에즈 운하 국유화 등을 밀어붙였다. 이집트는 범아랍주의, 아랍사회주의를 표방하며 한동안 아랍의 맹주로 군림했다. 신생 독립국들에 귀감이 됐다. 리비아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카다피는 42년 폭정과 반미 노선으로 리비아의 인권과 경제를 최악에 빠뜨렸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시민들에게 붙잡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김종필은 생전에 “나세르의 이집트 혁명이 5·16의 모델이었다”고 했다. 박정희도 독재를 했지만 외자 도입, 수출 입국, 전자·중화학 육성, 농촌 혁명에 사활을 걸었다. 외자 한 푼을 벌겠다고 독일로 간 우리 광부들 앞에서 “우리는 못살아도 후손에게는 잘사는 나라를 물려주자”고 말하다 울음을 터뜨린 것이 그의 진심이었다. 세계 최빈국이자 수천 년 농업 국가였던 한국은 GDP 10위권, 무역 6위의 선진 공업국으로 탈바꿈했다.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선진국이 된 나라는 우리뿐이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가 된 것도 우리뿐이다. 이를 기적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기적이라는 말 뜻을 바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