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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텃세 극복 방법’ 묻자… 황대헌, 김선태·안현수에 한방 먹인 한마디
    스포츠 조깅 2022. 2. 9. 06:26

    “비밀, 주변에 한국말 하는 사람 많아서”

     

     
     
    8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 황대헌이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이 다시 웃었다. 개인 첫 종목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승행 좌절을 맛봤지만, 하룻밤 만에 털어낸 듯 남은 경기에서의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황대헌은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 나타나 대표팀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중국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왼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박장혁도 함께였다. 선수들은 편파판정 논란 속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됐지만, 이날 웃음꽃을 피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밝은 얼굴로 여유로움까지 보인 황대헌은 전날 치른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를 떠올렸다. 그는 환상적인 인코스 추월로 중국 선수 2명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레인변경 반칙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실격됐다.

     

    황대헌은 “(다른 선수들과) 몸이 전혀 닿지 않았다. 경기 초반에 중국 선수가 제 무릎을 터치해서 그걸 (두고 비디오 판독을) 보는 줄 알았다”며 “‘아 이렇게도 판정이 나오는구나’하는 걸 배웠다”고 했다. 결승에서 1위를 하고도 실격당한 헝가리 선수를 두고는 “경기를 봤는데 그 친구도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쉽고 화가 많이 난다”면서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동생하고 통화했는데 ‘형을 응원하는 국민이 많다’고 하더라”며 “그런 분들이 있어 뒤가 정말 든든하다. 보답할 수 있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황대헌의 취재진 질문에 유머까지 곁들이며 ‘쇼트트랙 간판’다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앞으로 치를 경기에서 중국의 홈 텃세를 어떻게 극복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그건 비밀이다. 여기 주변에 한국말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말할 수 없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중국 대표팀 소속인 김선태 감독,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재치 있는 대답이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의 정신적 충격을 우려해 심리 상담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그러나 황대헌은 상담 대신 훈련을 택했다. 그는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앞으로 계속 경기가 있다. 벽을 두드려서 돌파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대헌은 탈락 직후인 7일 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의 명언을 올려 남은 경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대신했다. “장애물을 만났다고 반드시 멈춰야 하는 건 아니다. 벽에 부딪힌다면 돌아서서 포기하지 말라. 어떻게 하면 벽에 오를지, 벽을 뚫고 나갈 수 있을지 또는 돌아갈 방법이 없는지 생각하라”는 내용이다.

     

    황대헌은 9일 오후 8시부터 남자 1500m 경기에 나선다. 그는 “앞으로는 (황당한) 이런 판정이 안 나왔으면 한다”면서 “(어제 보다) 더 깔끔하게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더 깔끔한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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