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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로와 어효천의 ‘청계천 물 명당수’ 논쟁
    서울하수도과학관 2022. 8. 30. 10:37

     

    청계천의 물을 명당수로 할가 아니면 하수물로 처리할까?

     

    세종때는 개천준천과 관련해 팽팽한 논쟁이 있었다. 개천의 기능을 풍수학상의 명당수로서 볼 것인가도시의 생활 하천으로 볼것인가에 대한 논쟁이었다. 다시 말해 명당수로 깨끗이 유지해야 것인가아니면 하수도 구실을 하게 것인가의 문제였다. 결론은 도시의 생활 하천인 하수도로 결정되었다.

     

    세종 26(1444) 1119집현전 수찬() 이선로(李善老) 는 개천에 더럽고 냄새니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도록 금지해서 물이 깨끗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의정 황희(黃喜) 우의 정 신개() 좌찬성 하연(河演) 둥도 가정에서 더럽고 냄새나는 물건을 개천에 버리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관리하게 하자며 이에 찬성했다. 한편 좌참찬 권제(權提)는 많은 사람이 풍수설을 논하나 여기에는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백성을 불편하게 해서는 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논쟁은 같은해 1221집현전교리 어효첨()에 의해 재개되었다. 어효첨은 도읍지에는 사람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 쌓이게 되는 것은 당연하며따라서 더러운 것을 흘려보낼 넓은 시내가 있어야 도읍이 깨끗해질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개천은 맑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세종은 어효첨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의 주장을 받아 들임으로써 개천은 도심의 생활 하천 구실을 하게 되었다.

     

     아래글은 어효첨의 상소문입니다. 

    지난번에 궁성(宮城) 북쪽의 길을 막는 일 둥으로 회의할 때 신은 마침 병으로 참예하지 못하였사온데뒤에 그 의논을 듣지온즉성북(城北)의 길은 담을 쌓고 문()을 만들어 제한을 하고성 안에는 흙을 쌓아 산()을 모으고명당(明堂)의 물에는 러운 물건을 던져 넣지 못하도록 금하기로 했다 하옵는데신은 반드시 그렇게 것이 없다고 각하옵니다. (.....))

     

    지리(地理)의 설은 중국의 삼대(三代)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므로의례()는 주공(周公)의 지은 것으로서 오직 묏자리를 점쳐보고 날짜 점쳐 볼따름 이었고공자(孔子)도 말하기를묏자리(宅兆)를 점쳐서 편안히 장사한다" 하였는데양한(兩漢)으로 내려오면서 처음으로 풍수술(風水術)이 있게 되어서 각기 제 나름대로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설을 세워서 세상을 미혹하게 하고 백성을 속이는 것이 심하였나이다. (.....)

    화복(禍福)의 설을 묘지(幕地)에 쓰는 것도 오히려 옳다 수 없사온데이것을 미루어서 도읍(都邑)의 땅에까지 쓰는 것은 더욱 옳다고 볼 수 없나이다. 무룻 운수의 길고 짧음과 국가의 화복은 다 천명(天命)과 인심(人心)의 있고 없음에 달린 것이고실로 지리(地理)에는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옛날 어진 신하들이 임금에게 경계(警械)의 말을 올리는데 때로는 말하기를하느님은 한 가지로만 하지 아니하여착한 일을 하는 이에게는 백 가지 상서를내려주고착하지 않은 일을 하는 이에게는 백 가지 재앙(災殃)을 내려준다" 하고때로는 말하기를하늘은 친한 자가 없고 능히 공경하면 친하여지며백성은 항상

    품에 드는 것이 아니고 인덕(仁德)이 있는 자에게 품기어진다. (....)

    삼대(三代) 이전에는 이미 지리(地理)의 법이란 것이 없었어도 역년(歷年)의 장구함과 정치의 아름다움이 역사에 빛나서 후세 나라들이 따르지 못하니그 도읍 한 땅이 어찌 다 지금 말하는 지리(地理)의 설에 합치되었던 것이오리까...... 연월일시(年月 )구애와 금기(禁忌)는 우리 태종께서 이미 지난날에 끊으셨으니 산수화복(山水禍福)의 사특한 논설은 우리 전하께서 마땅히 뒤이어 바로잡으셔야합니다.

     

    이에 대한 세종의 반응은다음과 같았다. 어효첨의 논설이 정직하다. 내 그 글을 보고 마음으로 감동하였노라. 풍수서(風水書)라는 것이 믿을 것이 못되는 것 같으나사람들이 다 그것을 썼다. 지금의 재상으로 하륜(河崙) 정초(鄭招)정인지(鄭麟趾)가 다 풍수서를 알고 있으니이런 사람들에게 풍수술을 자문(諮問)하도록 하라. 효첨 같은 자는 마음으로 풍수술을 그르게 여기니, 비록 풍수학에 일을 시켜도 필시 힘쓰지 않을 것이므로그것에는 일하지 말게 하라. 그러나 풍수학의 옳고 그름은 내가 독단할 것이 아니니 마땅히 (提調)들에게 의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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