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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200~300골 넣어도 차범근·박지성 넘기는 불가능”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1. 1. 14. 07:41

    새해 축포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입단 후 100번째 골을 터트리며 구단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손흥민(29)이 한국 축구의 선구자인 차범근(68)과 박지성(40)을 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2일 JTBC 뉴스룸과 네이버가 공개한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토트넘 통산 100골을 달성한 소감과 팬들이 보낸 질문에 답했다. 배우 박서준이 서울에서 질문하고, 손흥민은 런던 토트넘 트레이닝센터에서 화상으로 답했다. 국내에선 JTBC, 런던에선 토트넘 공식 채널인 스퍼스TV가 각각 촬영했다.

     

    손흥민은 "제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기록도 깨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기록이라는 게 항상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다른 대한민국의 젊은 선수가 빨리 깨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EPL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43분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하며 토트넘 통산 100호골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EPL 65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2골, 리그컵 3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4골, 유로파리그(예선포함) 6골을 기록, 100호골을 완성했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18번째다.

     

    손흥민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을 묻는 질문에 "모든 골이 다 소중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데뷔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뛰면서 데뷔전에서 골을 넣고, 토트넘에서도 두 번째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항상 데뷔골이 기억에 남고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토트넘 100골 중엔 지난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터트린 70m 환상골도 포함돼 있다. 이 골로 손흥민은 그해 가장 아름다운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은 "수상작에 오르고 다른 후보들의 골을 봤는데, 제 골이 무조건 될 거라 생각 안 했다. 너무 멋진 골들이 많았다. 그런데 제가 상을 받게 됐다.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시상식에 갔다면 수상 소감을 제대로 못 할 뻔했다"라고 웃었다

    이어 "사실 개인적으로 이룬 업적인데, 푸스카스상을 목표로 잡은 적은 없다. 열심히 하다보니 운이 좋게 따라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100호골을 넣은 뒤 토트넘 전 감독 팀 셔우드로부터 '꿈의 선수'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쏟아지는 찬사에 손흥민은 "전 감독님들이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해준 것 같다. 칭찬을 받는 건 좋은 일이다. 이것에 더 좋은 경기로 보답하는 게 제 일이다"라고 말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차범근과 박지성, 손흥민 중에 누가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인가를 놓고 벌이는 이른바 '손·차·박 대전'이 벌어진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내가 100골을 넣든, 200골, 300골을 넣든, (박)지성이 형과 차범근 감독님이 이뤄낸 업적을 넘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득점 후 트레이드마크가 된 '카메라 세리머니'에 대해선 "인생을 살면서 그 순간을 캡처하고 저장하려는 의미로 시작했다. 반응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EPL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손흥민은 100m가 몇 초냐는 질문에 "축구 선수는 100m보다 짧은 거리를 많이 뛰다 보니까 한 12초 정도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유럽에서도 보기 드물게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선수다. 토트넘 100골 중 오른발로 55골, 왼발로 41골을 넣었다. 그는 "왼발이 오른발보다 정확하고, 오른발이 왼발보다 좀 더 강하다. 어느 위치에서든 양발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페널티박스 좌우 모서리에서 반대쪽 골문을 향해 날아가는 일명 '손흥민 존(zone)'에 대해선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면서 "처음에는 그 위치에서 슈팅을 잘하지 못했다. 존이라고 말하기 창피하다. 모든 윙어가 좋아하는 위치다. 그 자리에서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토트넘 12월의 골로 선정된 아스널전 중거리 골에 대해선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슛을 때렸을 때 떴다라고 생각했는데 떨어지더라"면서 "경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에겐 '양봉업자'라는 재밌는 별명이 있다. 분데스리가 시절 노란색 홈 유니폼을 사용하는 도르트문트에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도르트문트와 경기를 자주 하고, 골을 넣다 보니 주변에서 노란색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것 같다. EPL은 여름과 겨울에 축구공 색깔이 바뀌는데, 노란공으로 넣으면 색깔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 골키퍼가 노란색 유니폼을 입어도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축구에선 흔한 일이다. 조금 와전된 것 같다. 하지만 저도 계속 듣다 보니 속는 기분이 든다"고 웃었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묻는 질문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을 떠올렸다. 손흥민은 "어려운 질문"이라며 "함부르크에서 17세 때 처음 1군에 콜업돼서 훈련을 하러 갔는데, 루드 판 니스텔루이 등 유명한 선수들을 봤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다시 느끼고 싶은 기분"이라고 꼽았다. 또 "토트넘 경기장에 태극기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진짜 울컥울컥하는데, 그런 게 많이 그리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축구 인생의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토트넘 100골과 함께 지난 6일엔 유럽 무대 통산 150호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정규리그에선 12골(5도움)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13골)에 이어 득점 랭킹 단독 2위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도 불가능은 아니다.

     

    손흥민은 “목표를 달성하면 어떤 선수든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목표를 정해 놓지 않았다.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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