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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 물들인 붉은 물결… 마스크 벗고 “대~한민국!”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11. 25. 00:26

    한국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의 응원전이 열렸다. 응원에 온 참가자들이 사전 공연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4일 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장에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마스크 벗고 응원전 신나요”
    한국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의 응원전이 열렸다. 응원에 온 참가자들이 사전 공연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응원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마스크 없이 응원전을 펼치게 된 것을 환영하듯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이나 분장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차림에 붉은 뿔이 달린 머리띠를 한 직장인 최규원 씨(27)는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돼 친구와 함께 거리응원에 참가했다”며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이날 낮부터 광장을 찾아 경기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후 2시경 광장에 도착했다는 박모 씨(67·경기 안양시)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전 이후 20년 만에 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박 씨는 “그동안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거리응원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 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왔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시민들은 앞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 각각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것을 거론하며 대표팀도 ‘아시아의 기적’을 이어가길 염원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우디도 이겼다! 일본도 이겼다! 우리도 이기자!”라며 함성을 질렀다.

     
     
     
    ●‘겨울 월드컵’에 패딩과 핫팩으로 무장

    시민들은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거나 겉옷 위에 축구 유니폼을 겹쳐 입은 채로 응원에 나섰다. 쌀쌀한 날씨 탓에 패딩 점퍼를 입거나 목도리를 걸치는 등 중무장한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핫팩과 담요도 준비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추위에 떨었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에 합류했다. 점퍼를 벗어던진 채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고 박수를 치면서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다. 넥타이와 가방을 들고 지나던 인근 직장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응원에 합류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광장을 찾은 정재민 군(16·서울도시과학기술고 1학년)은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꼭 올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라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응원전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전국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등 경찰 620명을 투입해 응원 인파가 밀집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섰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대와 4개 119구급대를 현장에 대기시키면서 응급 상황을 대비했다. 가장 큰 스크린과 무대가 설치된 광화문 맞은편 육조광장(잔디마당)에 인파가 몰리긴 했지만, 시민들도 서로 일정 거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참사를 잊지 말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에는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지난 아픔의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올랐다. 대학생 이수란 씨(29·서울 서대문구)는 “광화문광장은 넓게 탁 트인 공간인데다, 경찰관 소방관 분들이 많이 보여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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