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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철수는 먹고사는 문제, 사드배치는 죽고사는 문제스크랩된 좋은글들 2017. 4. 1. 07:47
사드철수는 먹고사는 문제, 사드배치는 죽고사는 문제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미군, 부산·울산·광양항으로 들어와… 북한 미사일도 이 세 곳 노려.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은 미군 보호 위한 선택인 동시에
우리 목숨도 지키기 위한 조치… 배치 재검토 주장은 어불성설
대권 후보들은 사드(THAAD)가 왜 한국, 그것도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돼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안다면 여론조사 1위 문재인씨에게서 "전면 재검토해 내부 공론화와 국회 비준을 거치고 중국·미국과 외교적으로 협조하면서 해결해나가겠다"는, 그럴듯하지만 모순된 말이 나올 수 없다.
사드 미사일이 배치되자 중국은 한국 관광을 중단시켰고 중국 현지 롯데마트를 괴롭히고 있다. 앞으로 어떤 교묘한 행패를 더 저지를지 모른다. 제주도와 명동의 거리가 텅 비자 관광업계를 비롯해 노점상들까지 "못 살겠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것은 분명 우리에겐 '먹고사는' 중대한 문제다.
사드 미사일 배치를 백지화하면 어떻게 될까.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두 개의 협정(協定)과 조약(條約)에 나와 있다. 첫 번째 협정이란 1953년 7월 27일 유엔군 총사령관 클라크 장군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김일성(金日成)과 중공군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서명한 '정전협정'이다.
이 정전협정의 핵심은 전문 앞부분에 나온다. '서로의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의 무력행위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한다'는 것이 정전협정인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싸우지 말라, 전쟁하지 말라"는 뜻이다. 한국과 미국은 김일성과 그 후손들이 정전협정을 어길 때에 대비해 정전협정 석 달 뒤인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한·미 양국 중 한 나라의 정치적 독립 혹은 안전이 외부의 무력 공격에 의해 위협받을 경우 언제든지 협의할 수 있다. 둘째, 이에 따라 미군은 육·해·공군을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비(配備)할 수 있다. 셋째, 이 조약은 어느 한 나라가 1년 전에 미리 폐기 통고하기 전까지 무기한 유효하다.
이 조약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생기면 미국은 유엔의 토의와 결정을 거치지 않고도 즉각 개입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 다급한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멤버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딴청을 부릴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한 것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인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실행 방침이 인계선(Trip Wire)이다. 김정은이 전쟁을 벌이면 주일(駐日) 미군, 본토의 미군이 계획표대로 한반도로 향한다. 북한을 격멸하는 것은 주한 미군이 아니라 이들이며 그 통로가 부산항과 울산항과 광양항이다. 이 세 항구는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생명선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이 스커드, 노동, 대포동 및 무수단 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그가 '세트 수집광(狂)'이라서가 아니다. 스커드는 우리의 세 항구, 노동은 주일 미군, 무수단은 본토 미군을 겨냥한 것이다. 사드가 경북 성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성주가 부산-울산-광양항 방어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력은 워낙 막강해 2위부터 11위 국가가 합쳐 덤벼도 상대가 안 될 정도다. 우리 입장에선 특혜 조약인데도 이를 "한국 땅을 맘대로 휘젓게 만든 노예 계약"이라 믿는 바보가 꽤 많다. 전시작전권을 환수해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려다 실패한 한 전직 대통령도 그중 하나다. 심지어 사드 부지를 내준 대가로 중국에게 괴롭힘당하는 롯데를 '애국 기업'이라 두둔하기는커녕 '쪽발이 기업'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한다.
이런 내용을 안다면 우리의 목숨을 구해주러 오겠다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는 전면 재검토할 까닭도 내부 공론화할 이유도 없다. 이것은 '먹고사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좌파의 반대에도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그는 지금 청와대에서 쫓겨나고 구속됐다. 만일 사드를 철회할 대통령을 뽑는다면, 우리는 결과론적으로 죽고 싶어 환장해 탄핵을 밀어붙인 이상한 국민이 될 것이다.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2017년 4월 1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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