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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과 장관님 눈 닮았다”… 순직 군인 엄마 말에 울어버린 한동훈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3. 12. 16. 12:28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고(故) 홍정기 일병의 모친 박미숙씨 말을 들으며 눈물을 닦고 있다. /법무부 유튜브
     

    “장관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과 아들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이 비슷하네요. 참 올바른 아이였습니다. 올곧은 아이였습니다. 아들이 엄마에게 이런 일들의 종지부를 찍으라고 말하는 것 같고, 그걸 장관님이 받아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1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박미숙씨와 면담 중 이런 말을 듣고, 울었다. 박씨의 품에는 군복을 입은 아들의 영정사진이 안겨 있었다. 박씨 아들은 2016년 군 복무 중 급성 백혈병에 걸리고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세상을 떠난 고(故) 홍정기 일병이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국가배상법 개정안 신속 통과를 약속하며 “나라가 젊은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면담은 약 1시간가량 이어졌다. 박씨는 내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했고 군 의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박씨는 “아들 영정사진을 들고 거리를 헤매는 일을 국가가 멈출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한다. 그게 국가를 믿고 아이를 보낸 부모들에게 해줘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며 “장관님께서 그 아픔을 아시고 법까지 개정하겠다고 하신 걸 보면서 굉장히 위로를 받았다. 이제 국가가 바르게 돌아가는가, 위안을 받고 살아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 할머니가 암 말기로 의식이 희미하시다. 그런 어머님에게 ‘편하게 가서 정기 만나세요. 정기 명예는 온전히 회복했습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이 자리에 오면서 그 욕심을 갖고 왔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가장 먼저 사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제가 열 번이고 (사과)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故) 홍정기 일병의 모친 박미숙씨 말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모습. /법무부 유튜브
     

    홍 일병은 2015년 입대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지만, 상급병원 이송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입대 7개월 만인 2016년 3월 사망했다.

     

    유족 측은 군 당국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망보상금 외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중 배상이 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가배상법 개정안이 신속하게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개정안은 전사·순직한 군인·경찰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장관은 “보통 법을 바꿀 땐 그전에 있었던 일은 해당되지 않지만 부칙을 넣어 소송 중인 사건도 적용되게 했다. 홍 일병을 생각해 만든 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법이 중요한 이유는, 홍 일병도 그렇지만 개정안 발의 후 비슷한 사정에 처한 분들의 감사 편지를 많이 받았다. 이 법을 기다리고 기대를 거시는 분들이 많다”며 “분명히 답을 낼 거라는 약속을 드린다. 저는 이 법이 우리나라가 젊은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故) 홍정기 일병의 모친 박미숙씨가 1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장관은 박씨의 이야기를 듣던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씨는 “장관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과 아들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이 비슷하다”며 “참 올바른 아이였다. 올곧은 아이다. 아들이 엄마에게 이런 일들의 종지부를 찍으라고 말하는 것 같고, 그걸 장관님이 받아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홍 일병 사진을 향해 “저랑 비슷하다”고 답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지금까지 고생하셨고 이 문제는 해결될 거다. 법이 개정되는 것은 시작이고 법이 개정되면 소송에서도 고려될 것”이라며 “이 법을 빨리 통과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재판부도 법률 개정 속도와 상황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이 말에 박씨는 “어느 분도 믿고 해주겠다고 한 적 없었다. 처음이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한 장관은 이날 박씨에게 “이 법은 진영과 관계없이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법무부는 해당 법안을 두 달 전(10월25일) 발의하고 여야 의원 다수를 직접 찾아가 신속 처리를 요청했지만, 아직 법사위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른바 ‘프락치 사냥 가담자’들까지 국가 유공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게 하는 내용을 포함한 ‘민주유공자법’을 국회 정무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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