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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의지 담은 '안중근 글씨' 18점 한자리에 모아스크랩된 좋은글들 2024. 10. 24. 06:54
‘獨立(독립).’ 어두운 전시실 한쪽에서 환한 조명을 받는 유묵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혼이 깃든 듯, 큼직한 두 글자의 획 하나하나에서 범상치 않은 결의가 느껴진다. 왼쪽엔 ‘庚戌(경술·1910년) 二月(이월) 於旅順獄中(어여순옥중·뤼순 감옥 안에서) 大韓國人(대한국인) 安重根(안중근) 書(서)’라 쓰여 있다. 그 아래엔 왼쪽 약지가 잘린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손도장이 찍혀 있다.
안중근 의사가 독립에 대한 의지와 염원을 집약해 쓴 이 유묵은 안 의사가 일본인 교도관에게 줬던 것으로, 일본 류코쿠(龍谷)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글씨가 15년 만에 국내에서 전시된다.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한수)이 23일 개막해 내년 3월 31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특별전 ‘안중근 서(書)’에서다.
일본에 가 있던 4점을 포함해 국내외에 흩어져 있던 안 의사의 주요 유묵 18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전이다. 안응칠(安應七)이라는 어린 시절 안 의사의 이름에 맞춰 가문, 신앙, 애국, 의병, 동지, 동양, 평화라는 일곱 가지 주제 아래 유묵을 비롯한 유물을 소개한다. 독립운동가이자 동양 평화를 염원하던 사상가였고, 의병이자 교육자였던 안 의사의 다양한 면모가 관련 자료와 함께 펼쳐진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소장 ‘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과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장부수사심여철 의사임위기사운(丈夫雖死心如鐵 義士臨危氣似雲·장부는 비록 죽을지라도 그 이름 쇠와 같고, 의사는 위태로움에 이를지라도 그 기풍 구름과 같다)’ 등 비장함과 기개를 느낄 수 있는 안 의사의 글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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