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子路)가 완성된 인간에 대하여 물었을 때 공자가 말하기를,장무중(藏武仲) 정도의 지혜와 공작(公綽縮) 정도의 무욕함과 변장자(卞莊子) 정도의 용기와 염구(苒求) 정도의 교양과 예의가 있으면 완성된 인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완성된 인간이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자기의 이익을 눈앞에 두면서 정의를 생각하고 그 이상 나아가면 위험한 것을 알면 목숨을 바치고, 오래 전에 약속한 말을 잊지 않는다면 완성된 인간이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이 유필은 안중근 자신의 결의를 나타낸 것이다. 안중근은 삼흥학교와 돈의학교의 교장을 지내며 인재육성에 힘썼다. 학교를 운영하는 데는 상당한 자금이 든다. 그는 재산의 상당 부분을 학교 운영에 보됐다. 안중근은 쌀을 따는 도매상 같은 가게도 하고 있었다. 안중근 정도의 학문과 실천력이면 학교도 쌀 도매상도 번창했을 것이지만 안중근은 그것을 버리고 의병이 되었다. 인간으로서의 대의는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그것은 의병이 되는 것이었다. 처자식은 남편과 아버지가 없어 쓸쓸해질 것이고 자신은 산중에서 지내는것도 불편하고 심지어는 심한 총격전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利)와 의(義)를 비교한다면 이(利)를 버리고 의(義)의 길을 걷는 것이 진정한 인간이라는 결의를 글을 통해 남긴 것이다. 위험한 길인 줄 알면서, 감히 목숨을 걸고 나아가는 것이 완성된 인간이며 그것이 견위수명(見危授命)이라고 안중근은 삶을 통해 실행했다.
한편 견리사의(見利思義)는 ‘이익을 추구할 때 의를 벗어나지 않는다.’ 라는 뜻이다. 기업가나 경영자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고심한다. 군자는 의(義)를 알고 소인은 이(利)를 안다. 즉 군자는 정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말이다. 완성된 인간은 영리한 사람이라든가 어리석은 자라든가, 득을 본다든가 손해를 본다는 것의 경계를 넘어서 있기 때문에 안중근이 실천한 견리사의(見利思義) 또한 이런 경지가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