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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일상 멈춰 세운 ‘카카오 먹통’ 사태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10. 17. 07:21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이 10시간 넘게 불통되면서 택시 호출, 지도, 결제, 가상화폐 거래, 본인 인증 등 카카오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서비스가 멈춰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SK C&C 데이터센터의 지하 전기실 화재로 이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카카오의 서버 3만2000대 등이 가동 중단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자체 운영하는 서비스는 물론이고, 카카오톡을 활용한 개인 인증 기능, 연동된 정부 민원 서비스까지 몽땅 불통이었다. “대한민국 일상이 멈췄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이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하라고 지시했고 과기정통부 장관이 “서비스 장애로 국민이 불편을 겪게 된 데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사과까지 했다.
이번 사태는 ‘ICT(정보통신기술) 강국’ 대한민국이 한순간에 얼마나 취약한 사회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독점 메신저 기업 카카오에 의존한 초연결 사회가 작은 화재 하나로 초먹통 사회가 됐다. 카카오는 무료 카카오톡으로 이용자 수를 급격히 늘린 뒤 전방위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계열사를 136개나 거느리게 된 시가총액 22조원의 공룡 플랫폼 기업이다. 택시 호출 서비스의 90%를 장악했고 쇼핑, 결제, 콘텐츠 산업, 금융업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회사 키우고 시장 장악하는 데만 급급했을 뿐 ICT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서버의 안전한 관리와 재난 복구 대응에서는 허술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버 등 다른 입주 기업과 달리, 카카오는 화재 발생 하루가 넘도록 서버 3만2000대 가운데 절반도 복구가 안 된 상태다. 완전 복구는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센터는 국가 기간 시설 못지않게 중요한 보안 시설이다. 화재, 천재지변, 테러 등 어떤 사태에도 데이터센터가 안전하게 가동되어야 한다. 공간을 빌려준 SK C&C는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3분 뒤 전원을 차단해 모든 서버 가동을 중단했다. 국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사태에 책임 있는 두 대기업은 서로 남탓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위기 대응에 취약한 민낯을 드러낸 이번 사태를 계기로 ICT 시스템 장애와 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을 민관이 합동으로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이중 삼중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재난 대응 매뉴얼을 최신화하도록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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