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국정 과제 점검 회의에서 “개혁이라는 것은 인기 없는 일이지만 회피하지 않고 반드시 우리가 해내야 한다”며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본격화할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연금 개혁은 “미래 세대의 일할 의욕을 고취하는 것”, 노동 개혁은 “미래 세대에게 역량을 발휘할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 공급하기 위한 것”, 교육 개혁은 “미래 세대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정리하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3대 개혁을 우선 과제로 제시한 데 이어 본격 추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2.15/대통령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노동·연금·교육 분야는 가장 시급하게 수술해야 할 국가적 과제임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선진국 문턱에 겨우 진입 했지만 낡은 제도와 후진적 관행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 충격은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노동시장, 획일적 인재만 쏟아내는 낡은 교육 시스템, 파산이 예정된 연금 제도로는 지속 가능한 미래와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의지를 밝혀왔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3대 과제의 진척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노동 분야만 주 52시간제 유연화, 직무급 전환, 파견 근로 확대 같은 초보적 개혁 시안이 제시됐을 뿐 다른 분야는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금 개혁은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몇 차례 회의를 하고 전문가안(보험료율 15%까지 단계 인상)이 나온 정도다. 교육 개혁도 자사고 존치 외에는 아직 개혁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구체적인 안을 내야 논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아직 그럴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좀 더 강력한 의지를 갖고 개혁안을 제시해 공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개혁을 추진하기에 5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윤 대통령 말대로 개혁은 인기 없는 일이다. 개혁으로 손해 보는 계층의 강력한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 개혁을 미루는 것은 내일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이고,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인기 없는 개혁을 정부가 욕 먹으며 하겠다는 것은 국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라에 기회 되는 개혁인 만큼 정부는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하고 야당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