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순활을 이루고 있는 빗물은 바다→하늘→땅을 돌며 산 무너뜨리고 강 만들어요
- 물의 순환
▲ /그래픽=진봉기
우리나라가 '극한 호우' 시대를 맞았어요. 올여름 장마가 시작된 뒤 전국에 평균 500㎜ 넘는 비가 쏟아져 장마철 평균 강수량을 훌쩍 넘어섰어요. 연일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빗물이 땅속으로 들어갈 여력이 없어 물이 넘치고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속출했어요. 농경지가 침수돼 농가 피해도 심각해요. 차라리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비는 작은 물방울일 뿐인데 왜 이렇게 힘이 셀까요?
하늘과 강, 바다를 순환하는 빗물
장마철 내리는 많은 비는 구름에서 만들어져요. 구름에서 어떻게 비가 만들어질까요. 무더운 여름, 강한 햇볕에 바다가 데워지면 바닷물 일부가 수증기가 돼 공중으로 올라가요. 물이 끓을 때 수증기가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죠. 수증기는 공중으로 올라가다가 찬 공기에 닿으면 아주 작은 물방울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서로 뭉쳐 구름이 돼요.
이때 구름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작은 물방울과 서로 부딪쳐 합쳐져요. 물방울 수백만 개가 합쳐져야 빗방울 하나 정도 크기가 돼요. 물방울이 너무 많이 모이면 무거워지고 그 자리에서 비가 내려요.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나 열대 지방에서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은 이 때문이에요. 구름 온도에 따라 눈이 내리기도 해요.
빗물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순환해요. 순환이란 '사라지지 않고 돌고 돈다'는 의미예요.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요. 하늘에서 육지로 떨어진 비는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거나, 육상 생물이 섭취하거나, 호수·냇물·강으로 모여서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 가죠. 지표면 71% 이상이 물로 덮여 있고, 대부분은 바닷물이에요.
바다나 강도 없는데 높은 산에서 물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바로 물의 순환 때문이에요. 어떻게 낮은 바다에서 높은 산까지 물이 이동할까요. 바닷물이 수증기가 돼 공중을 날아가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씻을 때나 먹을 때 사용하는 물도 알고 보면 바다에서 온 셈이에요. 바다의 물이 육지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육지에선 물이 점점 고갈돼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이 살아갈 수 없을 거예요.
바닷물이 순환한다면 강물은 왜 안 짤까
그런데 바닷물이 돌고 돈다면 세상 모든 물은 짠맛이 나야 하지 않을까요? 바닷물만 짜고 강이나 호수, 산에 있는 물은 짜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바닷물이 짠 이유는 소금 때문이에요. 바닷물에는 물 1L(리터) 속에 소금 약 35g이 들어 있어요. 바닷물에는 어떻게 소금이 생겼을까요. 지구가 생겨났을 때, 오랫동안 큰비가 계속됐어요. 그때 바위나 지구 표면에 있던 여러 물질 중 물에 녹기 쉬운 소금이 가장 많이 씻겨 내려갔어요. 빗물에 녹은 소금은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갔어요. 이러한 과정이 수억 년 동안 되풀이돼 바다에 소금이 많이 모이게 된 거예요.
강물이 짜지 않은 이유는 소금은 바닷물에 남고 순수한 물만 증발하기 때문이에요. 이 물이 만든 구름에서 내린 물이 강이 되는 거예요. 물에 소금을 녹이고 불로 가열하면 물은 다 증발하고 소금만 남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빗물에 광물질이 일부 녹아들 수도 있지만, 양이 워낙 적고 바다처럼 계속 쌓이지 않아 짠맛을 내지 못해요. 맹물인 강물이 계속 흘러들어도 바닷물이 싱거워지지 않는 것은 바다와 비교하면 강물은 양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비 피해의 원인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어요. 아주 작은 힘이라도 꾸준히 지속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에요. 빗방울 하나는 힘이 없지만 많은 물방울이 모여 힘을 합하면 바위를 깎기도 하고, 자갈과 모래를 싣고 흐르면서 땅의 모습까지 바꾸는 큰 힘을 발휘해요.
한곳에 오랫동안 물방울이 떨어지면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 해도 조금씩 깎여요. 바위 틈새나 잔구멍으로 들어간 빗물이 얼면 부피가 커져 바위를 부수어 모래나 큰 자갈로 만들죠. 물을 가득 머금은 흙은 아래로 잡아당기는 중력 작용을 받고 무너져 산사태를 일으키기도 하죠. 장마철 폭우 때 급격히 늘어난 물로 하천 둑이 무너지고 도로변이 깎이고 택지나 농경지 등이 큰 피해를 보는 것도 다 빗물의 힘 때문이에요.
강물은 조각가, 땅의 모양을 바꿔요
빗물이 피해만 주는 건 아니에요. 땅을 아름답게 조각해 우리에게 풍요로운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해요. 지구를 조각하는 최고의 조각가는 강물이에요. 높은 산과 계곡을 거쳐 바다를 만나기까지 침식 작용을 하며 기묘한 모양의 동굴을 만들기도 하고, 구불구불 굽이치는 계곡을 만들기도 해요.
강바닥 기울기가 급할수록, 흐르는 물의 속도가 빠를수록 침식 작용은 크게 일어나요. 강이 시작되는 상류 산지에서는 침식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땅이 좁게 파이고 골짜기가 만들어져요. 이 모습이 영어 알파벳 'V'와 같아서 'V자 계곡'이라고 해요.
상류 계곡에서 흐르던 물이 평야에 이르면 강바닥이 완만해져 물의 흐름이 느려져요. 이 때문에 물이 운반하던 자갈이나 모래·흙이 부채꼴 모양으로 쌓여요. 이를 '부채 선(扇)'자를 써서 '선상지'라고 해요. V자 계곡과 선상지는 주로 강 상류에서 만들어져요.
강물의 침식 작용은 땅이 약한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요. 땅의 약한 부분을 따라 강이 S자 모양으로 휘어져 흐르는데, 이러한 현상을 '곡류'라 해요. 또 강이 땅끝까지 다다르면 바다를 만나요. 이곳에서는 물이 흐르는 속도가 아주 느려져 물이 운반하던 물질들이 쌓여 삼각형 모양 퇴적층을 만들어요. 이것을 '삼각주'라고 불러요. 침식·운반·퇴적 작용을 하며 다양한 지형을 만들어내는 물의 위력, 이제 실감 나나요?
하늘과 강, 바다를 순환하는 빗물
장마철 내리는 많은 비는 구름에서 만들어져요. 구름에서 어떻게 비가 만들어질까요. 무더운 여름, 강한 햇볕에 바다가 데워지면 바닷물 일부가 수증기가 돼 공중으로 올라가요. 물이 끓을 때 수증기가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죠. 수증기는 공중으로 올라가다가 찬 공기에 닿으면 아주 작은 물방울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서로 뭉쳐 구름이 돼요.
이때 구름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작은 물방울과 서로 부딪쳐 합쳐져요. 물방울 수백만 개가 합쳐져야 빗방울 하나 정도 크기가 돼요. 물방울이 너무 많이 모이면 무거워지고 그 자리에서 비가 내려요.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나 열대 지방에서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은 이 때문이에요. 구름 온도에 따라 눈이 내리기도 해요.
빗물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순환해요. 순환이란 '사라지지 않고 돌고 돈다'는 의미예요.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요. 하늘에서 육지로 떨어진 비는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거나, 육상 생물이 섭취하거나, 호수·냇물·강으로 모여서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 가죠. 지표면 71% 이상이 물로 덮여 있고, 대부분은 바닷물이에요.
바다나 강도 없는데 높은 산에서 물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바로 물의 순환 때문이에요. 어떻게 낮은 바다에서 높은 산까지 물이 이동할까요. 바닷물이 수증기가 돼 공중을 날아가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씻을 때나 먹을 때 사용하는 물도 알고 보면 바다에서 온 셈이에요. 바다의 물이 육지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육지에선 물이 점점 고갈돼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이 살아갈 수 없을 거예요.
바닷물이 순환한다면 강물은 왜 안 짤까
그런데 바닷물이 돌고 돈다면 세상 모든 물은 짠맛이 나야 하지 않을까요? 바닷물만 짜고 강이나 호수, 산에 있는 물은 짜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바닷물이 짠 이유는 소금 때문이에요. 바닷물에는 물 1L(리터) 속에 소금 약 35g이 들어 있어요. 바닷물에는 어떻게 소금이 생겼을까요. 지구가 생겨났을 때, 오랫동안 큰비가 계속됐어요. 그때 바위나 지구 표면에 있던 여러 물질 중 물에 녹기 쉬운 소금이 가장 많이 씻겨 내려갔어요. 빗물에 녹은 소금은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갔어요. 이러한 과정이 수억 년 동안 되풀이돼 바다에 소금이 많이 모이게 된 거예요.
강물이 짜지 않은 이유는 소금은 바닷물에 남고 순수한 물만 증발하기 때문이에요. 이 물이 만든 구름에서 내린 물이 강이 되는 거예요. 물에 소금을 녹이고 불로 가열하면 물은 다 증발하고 소금만 남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빗물에 광물질이 일부 녹아들 수도 있지만, 양이 워낙 적고 바다처럼 계속 쌓이지 않아 짠맛을 내지 못해요. 맹물인 강물이 계속 흘러들어도 바닷물이 싱거워지지 않는 것은 바다와 비교하면 강물은 양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비 피해의 원인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어요. 아주 작은 힘이라도 꾸준히 지속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에요. 빗방울 하나는 힘이 없지만 많은 물방울이 모여 힘을 합하면 바위를 깎기도 하고, 자갈과 모래를 싣고 흐르면서 땅의 모습까지 바꾸는 큰 힘을 발휘해요.
한곳에 오랫동안 물방울이 떨어지면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 해도 조금씩 깎여요. 바위 틈새나 잔구멍으로 들어간 빗물이 얼면 부피가 커져 바위를 부수어 모래나 큰 자갈로 만들죠. 물을 가득 머금은 흙은 아래로 잡아당기는 중력 작용을 받고 무너져 산사태를 일으키기도 하죠. 장마철 폭우 때 급격히 늘어난 물로 하천 둑이 무너지고 도로변이 깎이고 택지나 농경지 등이 큰 피해를 보는 것도 다 빗물의 힘 때문이에요.
강물은 조각가, 땅의 모양을 바꿔요
빗물이 피해만 주는 건 아니에요. 땅을 아름답게 조각해 우리에게 풍요로운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해요. 지구를 조각하는 최고의 조각가는 강물이에요. 높은 산과 계곡을 거쳐 바다를 만나기까지 침식 작용을 하며 기묘한 모양의 동굴을 만들기도 하고, 구불구불 굽이치는 계곡을 만들기도 해요.
강바닥 기울기가 급할수록, 흐르는 물의 속도가 빠를수록 침식 작용은 크게 일어나요. 강이 시작되는 상류 산지에서는 침식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땅이 좁게 파이고 골짜기가 만들어져요. 이 모습이 영어 알파벳 'V'와 같아서 'V자 계곡'이라고 해요.
상류 계곡에서 흐르던 물이 평야에 이르면 강바닥이 완만해져 물의 흐름이 느려져요. 이 때문에 물이 운반하던 자갈이나 모래·흙이 부채꼴 모양으로 쌓여요. 이를 '부채 선(扇)'자를 써서 '선상지'라고 해요. V자 계곡과 선상지는 주로 강 상류에서 만들어져요.
강물의 침식 작용은 땅이 약한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요. 땅의 약한 부분을 따라 강이 S자 모양으로 휘어져 흐르는데, 이러한 현상을 '곡류'라 해요. 또 강이 땅끝까지 다다르면 바다를 만나요. 이곳에서는 물이 흐르는 속도가 아주 느려져 물이 운반하던 물질들이 쌓여 삼각형 모양 퇴적층을 만들어요. 이것을 '삼각주'라고 불러요. 침식·운반·퇴적 작용을 하며 다양한 지형을 만들어내는 물의 위력, 이제 실감 나나요?
2023년 8월 8일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김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