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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단절 완결판… 北, 우리 돈 1800억 들어간 육로 끊어
    카테고리 없음 2024. 10. 15. 06:01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구간에서 열차가 시험 운행된 2007년 5월 17일 남측의 경의선 연결 열차가 남측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 부근 통문을 지나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에 보이는 경비초소는 남측 초소다. /사진공동취재단
     

    14일 북한의 폭파 동향이 감지된 경의선·동해선 도로는 남북 간 육로로 연결된 통로다. 서울~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은 개성공단을, 동해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는 동해선은 금강산을 경유한다. 남북 교류 협력의 상징물을 파괴해 ‘남북 단절’ ‘적대적 두 국가 관계’ 메시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전에도 남북관계 경색 때마다 금강산 관광 시설,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등 상징적인 시설을 폭파·철거해왔다. 모두 막대한 우리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시설들이다.

    그래픽=김현국

     

    ◇남북 육로 단절 조치 잇따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단계적으로 남북 간 육로를 단절하는 조치를 연달아 취했다. 지난해 11월 경의선 도로 주변 지뢰 매설을 시작으로 12월 동해선 지뢰 매설, 올해 3월 동해선 도로 펜스 철거, 4월 경의선 도로 가로등 철거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이후 지난 8월엔 경의선 열차 보관소를 해체했다.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폭파하면 남북 간 육로로 연결된 통로는 화살머리 고지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된다.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은 남북 화해 협력의 상징 사업으로 간주돼왔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경의선·동해선 도로 및 철도 연결에 합의했고, 2002년 9월 착공식을 동시에 진행했다. 당시 북한은 개성역에서, 남한은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전방에서 착공식을 각각 진행했다. 북한은 이 장면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하면서 “한시바삐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의 번영을 이룩하자”라고 했었다.

     

    착공식 이후 경의선 철도는 2003년 말 완공돼 2007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주중 1회 운행하기도 했다. 동해선 철도는 2005년 고성 제진~금강산역 구간이 연결됐으나 강릉~제진 구간은 미연결 상태로 남아 있다. 경의선 운행과 동해선 추가 건설은 이명박 정부 당시 북측의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정지됐다. 남북은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8년 정상회담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에 합의한 뒤 그해 12월 개성 판문역에서 착공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 강화와 북·미 간 핵협상이 ‘하노이 노딜’로 귀결되면서 실제 운행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경의선과 동해선 북측 구간 철도와 도로, 관련 시설 건설에 필요한 자재, 장비 등 우리 정부가 지원한 현물 차관은 1억3290만달러(약 1800억원)에 달한다. 이자와 지연 배상금까지 더하면 금액은 훨씬 커진다. 정부 관계자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우리 정부의 차관으로 이뤄졌기에 북한에 상환 의무가 있다”고 했다.

     

    ◇연락사무소 폭파로 447억원 손해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따라 우리 측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하자 북한은 우리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다. 이후 2020년 6월 탈북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 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14일 개성공단에 우리 세금으로 설치된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북한에 약 44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상태다. 연락사무소 청사 건물에 약 102억5000만원,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건물에 약 344억5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개성공단 내 다른 시설들도 지속적으로 철거하는 동향이 확인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는 김정은 지시에 따라 금강산 관광 지역 내 우리 측 자산도 무단으로 철거했다. 올해 4월 건축과 장비 구입에 정부 예산 총 22억원이 투입된 소방서 시설이 철거됐고 이산가족 면회소만 남아 있는 상태다.

     

    앞서 2022년에는 국내 전문 리조트호텔 아난티의 골프 리조트 시설이 철거된 정황도 위성사진에 포착됐었다. 아난티는 2004년 12월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5000㎡(51만 평)를 50년간 재임차해 18홀 규모의 골프 코스와 리조트 건물 등을 조성했다. 2004년 12월에 착공해 2008년 5월에 개장했으나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이후 운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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