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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행복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길
    카테고리 없음 2024. 11. 12. 05:24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 불행해져야 한다면 그렇게 해서 얻는 행복은 영원할 수는 없다. 도대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다 함께 행복해질 수는 없을까?'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행복이 욕망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   쏟아 부은 모든 노력이 결국은 불행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기막힌 모순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내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애쓰는 삶이 아니라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는 좋은데 상대는 손해인 것은 상대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이 좋음은 오래 지속이 될 수가 없습니다. 상대한테는 좋은데 내가 희생하면 내가 오래 참지 못해요. 따라서 나도 좋고 남도 좋고, 나도 행복하고 남도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길만이 이 행복을 지속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사회적 토대를 만드는 노력을 함께해야 합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려면 지혜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늘 긍정적으로 생활하면서도 부당한 관행을 보는 순간에는 "부장님, 이거 안 됩니다"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궂은일에 묵묵히 솔선수범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삶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한 직장인이 회사 내에 존재하는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저희 팀만 해도 서른 명 중에 정규직은 다섯 명 정도고 나머지 는 비정규직인 계약직 직원들입니다. 정규직과 계약직은 급여나 대우 등 모든 면에서 차별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계약직 직원들을 대하는 제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일을 시켜도 미안한 마음 이 먼저 들고요. 얼마 후 재계약 시기가 오면 그들 중 일부는 직장 을 떠나야 할지 모릅니다. 계약을 종료하고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제가 해야 하는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직장을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주어진 일을 무조건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똑같이 일하고도 차별받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물론 마음이 편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현 사회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내 가 갑자기 일시에 개선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어차피 내게 주어진 임무라면 회사의 방침을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되도록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 될 거예요. 그러고도 사람들의 원망을 피할 수 없을 때는 원망을 듣지 않으려고 도망가지 말고 기꺼이 원망을 듣겠다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또한 아직 몇 달이나 남은 일을 미리 두려워하고 걱정할 게 아니라, 그 에너지로 한 명이라도 덜 자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작업 능률을 높이든지, 함께 일하는 직원 중 한 사람이라도 더 재계약을 할 수 있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더 낫겠지요. 지금처럼 걱정할 시간이 있다면 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불평등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우리 는 가능한 한 평등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보'일터 이고요. 그러나 현실의 불평등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현실의 불평 등을 인정하지 않고 평등만을 주장하면 그것은 '이상'이 돼버 립니다. 그러면 현실에 발을 못 붙이게 돼요. 반대로 현실의 불평등만 인정하고 미래의 평등을 지향하는 노력 없이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 우리 인생과 세상은 발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 두 발은 비록 불평등한 현실일지라도 늘 그곳을 딛고 있어야 하고, 내가 나아가야 할 목표는 평등의 세계를 향해야 합니다. 그러면 나는 이 불평등한 현실에서 한 발 한 발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꿈이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인간이 될 수 있어요. 더 나아가 현실 속에 서 꿈을 실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주어진 조건은 우선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출발해 비정규직이라고 차별받지 않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 나갈까를 연구하는 것이 현실 속에서 꿈을 실현해가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남녀 사이에도 월급 차이가 나는 성차별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서 지금 차별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많은 문제가 있다면 지금 당장 고칠 수 없다고 외면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나갈지를 과제로 삼고 꾸준히 연구 해나갈 때 희망이 있고 발전이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게 먼저 입니다. 그런 다음 사회 변화를 위한 활동을 할 때 파급효과가 커집니다.  . 생글생글 웃으면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사회운동도 하고 구호도 외치면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 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보겠다고 노력한다고 해서 성과가 금세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뭔가를 시작 하면 그것에 대한 결과가 바로 나타나길 바라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노력을 해서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어요. 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다시 연구를 해서 도전하면 됩니다. 부단히 노력해도 안 되면 그때는 포기하고 다른 걸 해야겠지요.

     

    다만 한 가지 기억할 것은 무슨 일을 하던 남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나에게는 이 일이 보람이 있고 재미가 있다' 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그래야 결과에 상관없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성공해서 좋고, 설사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일하는 동안 즐거웠으니 그 또한 괜찮은 거예요. 성공을 못하면 실패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아요. 실패란 건 없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시작해서 두 단을 만들어놓고 죽 으면 다음에 내 후배나 후손들이 이어서 또 단을 쌓고, 그다음에 또 누가 와서 단을 더 올리면 되는 겁니다.

     

    변화를 가져오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목표를 좀 더 근원적으로 세우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목표를 낮게 잡으면 당장 내일이라 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내가 시작했으니 내 눈으로 끝을 봐야겠다는 것은 욕심입니다내가 시작한 일이 아니라고 신경을 덜 쓰거나 외면해버리는 것도 결국은 자기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거예요.

     

    좋은 일을 한다고 위대하게 생각할 것도 없고,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것도 없습니다. 가볍게 생각해야 결과에 상관없이 행복 할 수 있어요.

     

    세상에서는 남을 위하는 마음을 '이타심'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게 평가하지만, 남을 위해 애쓴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반드시 보상 심리가 생기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게 됩니다.

     

    따라서 희생보다 더 좋은 것은 '내가 너를 돕는 것이 나한테 좋다'는 마음가짐이에요. 이것을 '자리이타(自利利他)라고 부릅니다. 자기를 이롭게 하는 '자리'와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가 둘이 아니라 는 뜻입니다.

     

    꽃은 벌에게 꿀을 주고, 벌은 꽃가루를 옮겨 꽃이 열매를 맺게 해주잖아요. 이렇게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희생이라는 생각 없이 남을 돕는 게 나에게도 좋을 때 함께 행복해 지는 길을 가는 겁니다

     

    2024년 11월 12일  법륜스님의 행복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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