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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운 이웃과 한끼 나눔… 이들이 있어 따뜻한 설날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1. 27. 06:34
    설을 앞둔 26일 오전 서울 동자동 서울역 쪽방촌 인근에서 ‘스타 셰프’ 최현석(오른쪽)씨가 쪽방촌 주민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전통시장에서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주시문(68)씨는 26일 새벽 떡국 떡 200박스를 싣고 고향 부산으로 향했다. 40여 년 전 상경해 서울에서 생활하는 주씨는 30여 년 전 설날, 고향 부산의 한 노인정 앞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할아버지 두 명을 봤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저러셨을 텐데” 하는 마음에 매년 떡국 떡과 라면을 고향인 사상구 엄궁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주씨는 “부모님이 엄궁동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며 저를 키웠는데, 그때의 감사한 마음을 주민들에게 보답하고 있다”고 했다.

     

    계엄·탄핵 사태로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추운 겨울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겠다는 온정이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쪽방촌. 900여 명의 주민이 50년 이상 된 1~2평 남짓한 쪽방에 사는 이곳에서 온기 가득한 떡국 나눔 행사가 열렸다. ‘스타 셰프’ 최현석(53)씨가 서울역 쪽방 상담소와 함께 쪽방촌 주민 200명에게 떡국과 모둠 전, 과자를 대접했다. 주민들은 트럭에서 떡국을 담는 최 셰프에게 “이 어려운 동네에 오셔서 명절날 쉬지도 못하시네”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의 한 횟집은 설을 맞아 손님 모두에게 무료로 따듯한 라면을 대접한다. 토요일에는 꼬막 비빔밥, 동태탕 등 특별식도 제공한다. ‘배고픈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 카페’라는 문구가 걸렸다. 업주 조정선(58)씨는 “명절이 더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한 그릇 대접하고자 가게를 열었다”고 했다. 조씨는 지난해 1월 운영하던 횟집을 화재로 잃었지만 이웃들의 응원에 힘입어 횟집을 다시 열었다. 그는 “이웃에게서 받은 사랑을 이렇게라도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 24일 서울 성동구 행당2동 주민들은 동네의 저소득층 어르신 50가구를 위해 전과 떡국을 나눠주는 봉사를 했다. 행당2동 자원봉사자 모임을 이끄는 방덕호(61)씨는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3일간 시장 여러 곳을 다니며 재료를 구입하고 음식도 준비했다. 행당2동 주민센터와 복지관 직원들도 동참했다. 24일 오전 9시부터 이들은 기름 냄새를 맡으며 전 부치기에 전념했다. 동그랑땡 800여 개, 산적과 동태전 각각 400여 개는 6시간 30분 만에 완성됐다. 음식을 받은 노인들은 “설을 앞두고 외로웠는데 생각지 못한 선물과 함께 말동무도 해주니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영자(81)씨는 설 연휴를 맞아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대한적십자사 송파 봉사 나눔터로 향했다. 위생모와 마스크를 쓴 임씨의 역할은 칼국수 제면(製麵). 질병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을 위해 내놓는 칼국수 그릇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일선에서 봉사했던 그는 지난해 10월, 5만시간 넘게 봉사 활동을 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그 스스로도 80이 넘은 ‘어르신’이 됐다. 임씨는 “봉사를 시작하고 46년이 됐지만 지금도 봉사가 가장 즐겁다”며 “어르신들이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 드시고 즐거운 설을 보내시기 바란다”고 했다.

     

    LG전자 임직원으로 구성된 ‘라이프스굿 봉사단’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염리 장애인 주간보호 센터를 찾아 장애인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고 떡국도 함께 만들었다. 장애인 스포츠 ‘보치아’ 용품도 전달했다. ‘땅 위의 컬링’으로 불리는 보치아는 가죽공을 던지거나 굴려 표적구(球)에 가장 근접한 팀이 승리하는 종목이다. LG전자는 2011년부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돌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남자 아이돌 그룹 NCT의 멤버 도영(본명 김동영·29)은 설과 본인 생일(2월 1일)을 맞아 취약 계층 여성 청소년을 위한 위생용품 201팩을 경기 구리시에 기부했다. 구리시는 도영의 고향이다. 팬클럽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 참여로 기부금을 모았는데,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번째 기부라고 한다. 이들은 “작은 나눔이지만 필요한 곳에 따듯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나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 20일 개인 기부자에게서 저소득 가정을 위한 쌀 10㎏ 100포를 기부받았다. 이 쌀은 취약 계층에게 전달된다. 지난 24일 NH 농협논산시지부 김정완 지부장과 농협 관계자도 논산시청을 찾아 200만원 상당의 떡국 떡을 기탁했다. 와부농협도 남양주시 조안면 저소득 계층을 위해 2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컨테이너 등에서 거주하는 가구와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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