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방송에 출연해 12·3 비상계엄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홍 시장은 비상계엄을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평가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작가는 “운이 따르지 않아 (계엄에) 실패한 것”이라며 단순한 ‘경고성 계엄’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홍 시장과 유 작가는 지난 29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12·3 계엄 선포가 내란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보수 진영 토론자로 출연한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동은 살인, 방화를 저질러야 한다. (이번에) 탱크를 동원해 관공서를 막았나”라며 “군인들이 나와서 하는 시늉만 했고 2시간 만에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폭동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내란죄가 안 된다”며 “꼭 성립 여부를 판단하려면 직권 남용죄”라고 했다.
유 작가는 “운이 따르지 않아서 실패한 것”이라며 “만약 성공했으면 이 토론은 없다. 시장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천운이 따르고 시민들이 빠르게 대처하고 국회 야당이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한밤의 해프닝처럼 보인 것”이라며 “실제로는 너무 무서운 일이 우리나라에 있었던 거다. 결과적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홍 시장은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심이었다면 화요일에 계엄을 했겠나. 국회의원들이 다 서울에 있을 텐데. 진짜 국회의원들의 진입을 막으려 했다면 탱크를 끌고 와 국회를 포위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반란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계엄을 해도 저렇게 어설프게 할까 싶어서 나는 해프닝으로 봤다”며 “오죽 답답하면 저런 해프닝이라도 해서 국민에게 알리려고 했을까”라고 말했다. 홍 시장이 계엄 당시 체포조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 작가에게 “큰일 날 뻔했다”고 농담을 던진 뒤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지자 진행자인 손석희 앵커가 “이렇게 웃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닌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방송 다음 날인 3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출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유시민 전 장관과 100분 동안 현 정국에 대해 생방송 토론을 했다”며 “국민들께서 오해하시는 부분도 있었고 우리가 잘못한 부분도 있기에 잘못한 것은 솔직히 인정하고 오해하시는 부분은 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적 광기(Collective Madness)로 나라의 앞날이 결정되는 건 지난번 박근혜 탄핵 한 번으로 족하다.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려면 이번 사태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