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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北 포로, 정쟁 대상 되기 전에 빨리 데려와야
    카테고리 없음 2025. 2. 24. 06:05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9일 생포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 두 명을 본지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포로수용소에서 만났다.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의 세계 첫 언론 인터뷰다. 각각 북한군에서 10년·4년 복무하다 지난해 10~11월 러시아 쿠르스크로 파병된 소총수 백모(21, 왼쪽)씨 정찰·저격수 리모(26)씨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이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봐야 한다.

     

    북한군 포로는 헌법상 우리 국민이고 이들이 한국행 의사를 밝힌 만큼 우리나라에 데려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포로의 북 송환은 인권침해 위험이 크다’고 했고, 미국의 전 북한인권특사는 “한국의 북 포로 수용이 적절하다”고 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들의 귀순 의사가 확인될 경우 이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알렸다고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사실 자체를 인정한 적이 없다. 존재 자체를 부인해 놓고 한국행을 반대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들을 데려오는 데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인터뷰에서 밝힌 파병 실태와 북한 현실은 참혹했다. 10년간 복무하며 부모 얼굴을 한 번도 못 봤고, 가족은 파병 사실조차 모른다고 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로 보내면서도 ‘해외 훈련’ ‘유학’이란 말로 속인 것이 드러났다. 전쟁터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은 대한민국 군인이 조종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병사들에게 적개심을 불러일으킨 사실도 드러났다. 인도주의적인 측면을 떠나 이들의 존재와 증언만큼 북한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민주당만이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 의사를 밝힌 지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23일에도 “적절한 논의를 해서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릴 상황이 올 것”이라고만 답했다. 민주당도 이들이 북한으로 갈 경우 어떤 위험에 처할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국내 송환에 반대할 어떠한 명분도 이유도 없는 것도 분명하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결단과 조치뿐이다. 정부는 이럴 때 가능한 한 빨리 북한군 포로를 국내로 데려올 필요가 있다. 우물쭈물 시간을 보내다 대통령 탄핵 심판 일정과 맞물려 이 문제가 여야 간 정쟁 대상으로 떠오르게 되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2025년 2월 25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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