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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자카테고리 없음 2025. 3. 11. 02:32감사하는 마음이 ‘사회적 마음 챙김’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를 접했다. 여기서 사회적 마음 챙김은 ‘특정 사항을 결정할 때 타인의 필요나 욕구를 함께 고려해 주는 경향’을 뜻한다. 이 연구에선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게 했고, 다른 쪽엔 그날 아침의 일상적인 일을 떠올리게 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네 가지 물건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는데, 하나를 제외한 셋은 같은 물건이었다. 즉, 독특한 한 물건을 선택하면 다음 사람이 그것을 고를 기회를 잃는다. 이때 다음 사람이 어떤 물건을 선호하는지 정보는 주지 않았다. 결과는 감사한 일을 떠올린 그룹은 같은 세 물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일상적인 일을 떠올린 그룹보다 많았다. 자기가 하나뿐인 물건을 선택하고 싶어도 다른 사람이 그 물건을 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배려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감사’를 느끼는 것은 내 마음 컨디션이 좋다는 신호다. 24시간 감사를 느끼기는 불가능하지만 하루 잠깐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일단 내 마음이 좋고 이것은 곧장 몸의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위 연구처럼 이타적 행동을 증가시키니 소통 및 관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구성원이 많은 조직만큼 강력한 곳이 있을까 싶다. 일 몰입, 타인과 소통하기, 그리고 협업이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을 잘하기 위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의 심리적 유익이 크다.
감사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필자가 꼭 감사하고픈 내용이 있다. 2015년 1월 12일, 조선일보에 처음 칼럼을 썼는데 ‘윤대현의 마음 읽기’로 시작해 이후 ‘마음속 세상 풍경’으로 문패를 바꾸며 독자들과 소통한 시간이 훌쩍 10년이 지났다. 내 삶의 소중한 시간에 귀한 기회를 주신 조선일보와 읽어 주신 애독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요즘 쉽지 않은 세상이다 보니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회복 탄력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인식되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회복 탄력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긍정적 관점이다. 그런데 필자에게 긍정을 정의하라고 하면 긍정은 생각이나 감정보다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유명 학술지에 실린 최근 연구를 보면 사회적 스트레스를 주었을 때 위축된 행동을 보이던 실험 동물도 보상 행동을 활성화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회복 탄력성이 높아졌다. 긍정적이어야 행동하지만 반대로 지치고 힘들 때 꼭 필요한 것이 행동이고 그 행동이 긍정을 강화한다.
10년 넘는 짧지 않은 시간, 칼럼 마감에 쫓겼지만 행동이 주는 역설적 긍정과 동기 부여를 깊이 경험했다. 함께 감사하고 행동하는 봄이 되었으면 한다.
2025년 3울 11일 조선일보 윤대현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