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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해 놓고 남 비판했다니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5. 26. 06:45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과거 부정선거 주장이 논란이 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김어준씨가 주장했던 2012년 대선 부정선거론에 이 후보가 동조했는데 지금 반성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국정원이 댓글 조작을 통해 국민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에 그 측면에서 (부정선거라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투·개표 조작 차원에서, 윤석열이나 김문수 후보가 관심을 갖는 부정선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자신이 대선 후보로 부상했던 2017년 1월 페이스북에서 “지난 (2012년) 대선은 3·15 부정선거를 능가하는 부정선거” “전산 개표 부정 의심을 정당화할 근거들이 드러나고 있다” “수개표로 부정선거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선관위는 ‘이재명 시장의 개표 부정 의혹 제기 자제 강력 촉구’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내고 “객관적 근거 없이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해 선거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는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의 부정선거 주장은 국정원의 댓글 조작 수준이 아니라 김어준씨가 영화로도 제작했던 개표 조작 음모론에 가까웠다. 수개표로 부정선거를 막자는 것은 광장의 부정선거 음모론과 맥을 같이한다. 이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부정선거를 했다는 것이 아니고 그런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에는 부정선거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사후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헌재나 형사재판에서 관련 증거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우리 사회는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에도 부정선거 영화를 관람했다. 이런 부정선거 음모론을 앞장서 비판한 것이 민주당과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24일에도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을 비판하면서 “부정선거를 했으면 내가 이겨야지 왜 자기가 이겼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선 정정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를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죄로 고발하겠다고 하자, 민주당은 국힘을 무고죄로 맞고발하겠다고 했다.
정치인의 과거 발언이 선거법이 적용되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진위 여부로 논란이 되고 문제가 확인됐다면 나중에라도 바로잡으면 된다. 그러나 이 후보는 자신의 부정선거론은 윤 전 대통령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내가 하면 의혹 제기고 남이 하면 음모론이라는 태도가 바로 ‘내로남불’ 아닌가.
2025년 5월 26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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