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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 트럼프 이란공격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6. 23. 06:30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 B-2 폭격기 7대가 벙커버스터 14발 투하

    미국의 이란 공격에 사용된 B-2 폭격기. /AP 연합뉴스
     

    22일 오전 2시 10분(현지 시각) 이란 중북부 콤(Qom) 인근 산악 지역에 있는 포르도 밤하늘에 검은색 박쥐 모양의 물체가 나타났다. 세계 최강 스텔스 전략폭격기로 불리는 미군의 B-2 스피릿이었다. 음속의 0.95배 속도(마하 0.95)로 비행하는 전폭 약 52.4m, 길이 약 21m의 B-2는 순식간에 약 13.6t의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발사했고, 미사일은 산기슭으로 떨어진 뒤 지하 핵 시설을 향해 수십m 아래로 땅을 파고 들어가 큰 폭발음과 함께 터졌다.

    폭격 직후의 포르도 - 미 우주 기술 기업 맥사 테크놀로지가 22일 미국 공습 후 타격을 입은 이란 포르도 핵 농축 시설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폭탄의 충격으로 인해 생긴 충돌구(노란 원 안쪽)가 보인다. /AP 연합뉴스
    그래픽=김성규·양진경
     

    같은 시각 포르도에서 직선거리로 각각 약 127㎞와 235㎞ 떨어진 나탄즈와 이스파한에는 미 해군 잠수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TLAM) 20여 발이 쏟아졌다. 이란에서 가장 큰 우라늄 지하 농축 시설이 있는 나탄즈에는 GBU-57 두 발도 투하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GBU-57을 실전에서 사용한 첫 사례”라고 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폭격하는 동안 이란 측의 지대공 미사일 발사 등 반격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양진경
     

    미 국방부의 22일 오전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작전의 이름은 한밤중에 타격을 가한다는 의미의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 핵심 전술은 ‘기만 작전(deception tactics)’이었다. 20일 자정에서 21일로 넘어가는 한밤중,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대규모 B-2 폭격기 편대가 출격했다. 편대의 일부는 태평양 방향인 서쪽으로 향했고, 주요 타격 편대는 대서양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날았다. 이에 대해 케인 합참의장은 “서쪽으로 간 편대는 미끼(decoy) 역할을 했고 이 속임수 작전은 극소수만 알았다”면서 “실제 주요 타격 편대는 통신을 최소화한 채 조용히 동쪽으로 18시간에 걸쳐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동안 미 언론들은 “B-2가 태평양을 횡단해 이란을 폭격했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편대는 목표물로 향해 가는 동안 미 중남부 오클라호마주(州) 알투스 공군기지 등에서 출발한 급유기로부터 공중급유를 받았다.

     
    그래픽=김성규·양진경
     

    그동안 이란 핵 시설은 첨단 군사 기술을 가진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서방 국가에서도 공략하기 어려운 표적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포르도의 경우 정확한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산속 지하에 핵 시설을 숨겼을뿐더러, 두꺼운 벽과 방폭문이 있는 터널들로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유엔 사찰단이 이 시설을 방문했을 때 이 지역 일부 벙커의 경우 약 90m 두께의 암석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란은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 바그다드 근처의 핵 시설을 공격할 때 해당 시설이 지상 위에 있어 쉽게 공략당한 사례를 보고 이 같은 지하 시설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성규·양진경
     

    미국은 이런 지하 시설 공격을 위해 약 4억달러(약 5500억원)를 투입해 GBU-57을 개발했다. 이 무기는 고밀도 강철 합금으로 만들어져 최대 약 60m까지 파고든 후 폭발할 수 있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19대를 운용 중인 B-2 폭격기와 GBU-57이라는 독보적인 전략 자산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작전에 대해 “세계 어느 군대도 이 같은 일을 해낼 수 없다”고 한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 후 약 30분 후 소셜미디어에 “이란 핵 시설 세 곳에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는 글을 올렸다.

    42025년 6월 23일 조선일보 윤주헌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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