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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더러운 평화'는 누구를 위한 건가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7. 11. 02:33
성남시장 때 남북교류위 만든 李 국정원을 접촉 창구로 활용 시사 김정은에게 무리하게 코드 맞추면 北 이롭게 하는 진짜 '바보짓' 될 것
2016년 4월의 일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기초지방자치단체로는 이례적으로 남북교류협력위원회가 신설됐다. 소설가 조정래씨, 이창동 전 문화부 장관 등이 참여한 이 위원회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현 정부 출범 후 국정원장에 임명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부위원장으로 활동해 화제가 됐다.이 시장은 이듬해엔 임동원·정세현·이재정 등 역대 진보 정권의 통일부 장관을 초청, ‘통일 콘서트’를 성남시청에서 개최했다. 성남문화재단을 통해 뮤지컬 ‘금강 1894’의 북한 공연을 추진하며 문화 교류에도 적극 나섰다.
2018년 경기도지사가 된 후에는 한 걸음 더 나갔다.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본떠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경기도가 접경 지역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및 교류 사업을 하려 했다. ‘평화부지사’ 직책을 만들어 이화영 전 의원에게 대북 교류 관련 업무를 맡겼다.
이 대통령이 2010년 성남시장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후의 궤적엔 늘 북한이 있었다. 2011년 성남평화연대 주최 ‘한반도 위기와 평화 실현의 길’ 강연을 시청에서 하도록 후원할 정도로 북한에 대한 관심은 오래되고, 깊다.
이런 배경 때문이었을까.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화와 소통,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 미워도 얘기는 들어야 한다”며 “북한과의 대화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정말 바보짓”이라고 단언했다. 핵과 미사일로 위협의 강도를 높인 북한에 대한 비판 없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비난한 것이다.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국가정보원과 국가안보실에 이야기해뒀다”고 말해, 이미 ‘액션 플랜’이 하달돼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내외에 발신한 대북 메시지는 자신의 ‘더러운 평화’관에 기초하고 있다. 그는 성남시장 때부터 지난 대선까지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는 논쟁적 발언을 자주해 왔다.
문제는 이 대통령 임기 중 ‘더러운 평화’ 실현을 위해 북한 김정은 정권에 코드를 맞출 가능성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통일부 개명 필요성을 언급하며 “통일은 마차이고 평화는 말에 해당하는데, 마차가 말을 끌 수는 없고 말이 앞에 가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화와 통일은 서로 병행하며 진행될 수 있기에 이를 선후 관계로 보는 것은 통일부 장관의 인식으로는 올바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이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이종석 국정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국정원이)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선언, 간첩 잡는 국정원을 또다시 대북 접촉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경기 지사 시절,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과 접촉해 ‘더러운 평화’를 추구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는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실현시키기 위해 북한과 접촉하고, 쌍방울 회장이 방북 비용을 대신 내도록 한 것이 유죄로 인정돼 7년 8개월 형이 확정된 바 있다.
북한에 뒷돈을 주거나 굴종적인 방법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가 좋지 못했다. 더욱이 ‘더러운 평화’에 몰두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 유지에 기여하며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해 통일을 바라는 북한 주민들의 소망을 꺾는 일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전면 중단은 정말 바보짓”이라고 했는데, 김정은에게 코드를 맞춰가며 무리한 일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대화를 안 한 것보다 더 한 ‘바보짓’이 될 것 같다.
2025년 7월 11일 조선일보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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