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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도운 기업들에 '반기업法'으로 갚은 민주당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8. 2. 08:41이춘석 국회 법사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이 1일 국회 법사위에서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했다. 지난 정부에서 2차례 시도했지만 대통령 거부권에 막혔는데, 이번에는 일사천리다. 4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확정된다. 공교롭게도 이 법이 통과되면 가장 타격을 입을 곳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공을 세운 기업들이다.
정부 협상팀은 우리 조선 업체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기술 등을 제공하는 것 등을 담은 이른바 ‘마스가(MASGA)’ 계획을 미국 측에 제안해 협상의 실마리를 잡았다.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측 요인들과 접촉하며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협상을 도운 기업들에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협상 타결 바로 다음 날 부담을 안기는 반기업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업체 노조가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하는 것을 허용하고, 쟁의 범위를 경영상 결정에까지 확대하는 법이다. 구조조정, 해외 투자 등 사실상 모든 경영 행위가 파업 사유가 될 수 있다. 사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와 조선업계가 당장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회사마다 100개 안팎의 사내 하청 업체를 두고 있다. 관세 협상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지으려 해도 일일이 노조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상법 1차 개정 한 달도 안 돼 2차 개정안도 처리했다. 해외 투기 자본이나 행동주의 펀드 등에 의한 경영권 위협이 현실화될 수 있다.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개정까지 준비 중이라고 한다.
상법은 기업 지배 구조, 노란봉투법은 생산 현장의 노사 관계에서 근간이 되는 법이다. 이런 중요한 법안을 충분한 검토도, 사회적 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나마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해온 몇 안 되는 업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더구나 제조업은 한번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자칫하면 나라 경제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기업과 산업 전문가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을 모아 이야기를 듣고 숙의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거치길 바란다.
2025년 8월 2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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