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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제처장이 대통령 개인 변호하는 자리인가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10. 27. 07:17
     
    조원철 법제처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 및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뉴스1
     

    조원철 법제처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 12개 혐의에 대해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 무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취임 후 중단됐지만 퇴임 후 재개될 것이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은 사건에 대해 법제처장이 유무죄를, 그것도 국정감사장에서 주장해도 되나. 부적절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조 처장은 ‘대통령 4년 연임 개헌 시 이 대통령에게도 적용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결국 국민이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아무리 개헌을 해도 이 대통령은 연임할 수 없는데, 국민 결단에 달렸다고 했다. 법제처장은커녕 법조인으로서의 자격마저 의심스러운 답변이다. 오죽하면 추미애 법사위원장조차 “그렇게 답변하지 말라”고 나무랐을 정도다.

     

    법제처장은 정부의 입법 활동을 총괄·조정하고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도 책임진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자리다. 민주당은 지난 정부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학과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이완규 변호사를 법제처장으로 임명하자 “윤석열의 법률적 호위 무사”라며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정권을 잡자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 대장동 사건 변호인을 법제처장에 임명했다. 조 처장은 공직을 맡고서도 여전히 이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전 정부 비난하더니 정권을 잡자 한술 더 뜬다.

     

    이 대통령은 입법부와 행정부, 대통령실 곳곳에 자신의 사건 관련 변호인을 포진시켰다. 작년 총선 때 5명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었다. 대선 후에는 대통령실 민정·공직기강·법무비서관, 국정원 기조실장, 금융감독원장 등에 자신의 변호인 출신을 임명했다. 외교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을 주유엔대표부 대사로 보내기도 했다. 대통령 변호인을 했다고 나랏일을 맡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조 처장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면 공직을 ‘대통령 방탄용’으로 나눠 줬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다.

     

    2025년 10월 27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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