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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은 정치 아닌 군사 기준으로' 韓美 위한 충언스크랩된 좋은글들 2026. 4. 23. 04:20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미국 국방부 방송 캡처) /뉴스1

브런슨 주한 미군사령관이 미국 상원 군사위에서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전작권을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간보다)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과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은 정치적 시한을 정해 놓고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라 한국군의 한미연합군 작전 지휘 능력 등 조건 충족이 우선이란 뜻이다.
이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강조하며 전작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국방비가 북한 GDP의 1.4배이고 군사력은 세계 5위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이는 핵을 뺀 평가다. 핵을 뺀 평가가 얼마나 의미가 있겠나. 북핵 하나 만으로도 우리 군사력 전체를 상쇄하고 남을 수도 있다. 그게 핵이다.
전시작전권은 자주권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쪽이 확실히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느냐, 전쟁이 발발했을 때 어느 쪽이 더 확실히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를 무시하고 국내 정치적 선전을 위한 전작권 전환은 우리 안보를 위험하게 한다.
전작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전시에 한미연합군을 한국군이 지휘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한국군이 미군과 최소한 동등한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문제다. 대학원생이 고등학생 지휘를 받겠는가. 한국군이 미군 정도는 아니라도 그 비슷한 능력이라도 갖추려면 지금보다 국방비를 몇 배 올려도 10년 이내에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북핵 미사일 탐지, 미사일 방어, 대량 응징 보복은 미군 정찰 자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이 능력을 갖추려면 천문학적 예산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한미 양국은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이 되는 지를 검증하고 있다. 지금은 전작권 전환의 3단계 중 2단계 검증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2단계를 끝내고 내년쯤 3단계까지 마무리해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는 시간표를 짰다. 무리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군의 ‘조건’ 충족 여부는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서 검증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연합 훈련을 줄이고 있다. 최근 미국은 통일부 장관의 ‘북핵 정보 누설’에 항의하며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기도 했다. 모두 전작권 조기 전환과는 상반되는 현실이다.
노무현 정부도 전작권을 자주 국방과 주권 문제로 몰고 갔다. 당시 미 국방장관은 “미국도 자주 국방을 못 한다. 그래서 한국 등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은 지금도 전시엔 미군 사령관에게 주도권을 넘긴다. 최근 김정은은 한국을 “영원한 적”이라며 핵 운용 훈련도 지시했다. 북한군은 실전 경험까지 쌓았다. 20년 전보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이 더 중요해졌다.
중요한 것은 전작권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전쟁 억지와 유사시 승리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은 전작권을 보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비용이 많이 들고 부담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는 한국 정부가 달라면 바로 넘겨버릴 것이다. 군 전문가인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은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한 충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2026년 4월 23일 조선일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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