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이것은 이제 변수(變數)가 아니라 상수(常數)가 됐다. 정치판에서 뼈가 굵은 정치 9단들, 그리고 20년 이상 과거 선거를 지켜본 정치부 고참 기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두고 보라. 민주당도 반드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상황은 그 말대로 굴러가고 있다. 이제 궁금한 것은 문 대통령은 과연 집권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마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겠지만, 그의 측근과 복심을 통해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날 것이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잡음도 적지 않았지만, 야당은 지난 2월 13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선관위에 등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달이 지났다. 당시 민주당도 정의당도 설마 했었다. "아무리 한국당이라 해도 비례한국당은 절대 못 만든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한국당이 협박하고 있을 뿐 정작 비례당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앙선관위가 비례한국당의 등록을 한 차례 거부하는 고비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한 달 전 야당의 비례정당은 출범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야당을 향해 융단 폭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래한국당은 종이 정당(페이퍼 파티)이고 창고 정당이며 위장 정당이고 한마디로 가짜 정당"이라고 했다. 그보다 한 달쯤 전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독한 말로 쐐기를 박아놓으려 했다.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설립은) 위성정당이 아닌 위장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나 위성정당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버린 지난 한 달 사이 이인영과 이해찬, 두 사람의 말은 180도 바뀌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어쩔 수 있겠느냐"고 했고, 이해찬 대표는 "이제 우리가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의병’ ‘현실적 판단’ 등등은 국민을 우롱하는 비겁한 화법이다.
잠깐만 한두 달 전으로 돌아가 보자. 초반에는 자유한국당의 ‘범보수 대통합’ 작업, 그리고 당내 공천 작업이 지지부진한 반면에 민주당은 화려한 인재 영입 쇼를 벌이고 있었다. 민주당은 인재 1호, 2호, 3호, 하는 식으로 ‘TV용 리얼리티 짝짓기 쇼’를 하듯 재미를 붙여가며 사진을 찍고 신문 지면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영입인재 1호이던 원종건 씨가 성추문 논란으로 낙마하더니, 이어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칼럼 ‘민주당만 빼고’에 대한 고발 사태로 민주당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영입인재 1호의 성추문 사건도 보통 일은 아니었지만, ‘민주당만 빼고’ 칼럼 사건에 비하면 그것은 조족지혈이었다. ‘민주당만 빼고’ 칼럼 사건은 그 뒤로 거의 모든 신문 방송의 기사와 칼럼과 사설을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패러디물이 흘러넘쳤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여섯 글자는 어느덧 야당의 선거 캠페인 비슷하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굳어졌다. 자살 폭탄이 터진 것과 비슷했다.
그 뒤로도 민주당은 여러 악재가 겹쳤다. ‘조국 백서’의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의 공천으로 또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먼저 묻어두고 넘어가야 할 ‘조국 프레임’이 난데없이 불거져 나오면서, 당을 자중지란 속으로 몰고 갔다. 조국을 반대하는 금태섭 의원 진영과 반대쪽에 ‘조국 수호’ 진영으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더니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 입에서 "(대구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 정책 검토"라는 핵폭탄급 실언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무마하기는커녕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가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는 발언으로 사태를 키우더니, 민주당 청년위 소속 한 인사는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고 발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사이 거의 모든 여론조사와 시뮬레이션 결과,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정의당이 참여하건 말건, 미래한국당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결국 어제 황급하게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렸다. 여러 의견이 나온 것 같지만 대부분 흐름과 분위기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전 당원 투표’를 이번 주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결론이다. 박용진 의원은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엔 내로남불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며 비례정당에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규백 의원은 "저는 찬성한다."면서 "정치인은 학자나 성직자가 아니다. 명분 싸움 벌이다가 정권 재창출 싸움에 패배한다"고 했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다. 공수처 설치와 사법 개혁을 완수하겠다면서 조국 법무장관을 밀어붙였던 문 대통령, 그러면서 민주당이 군소정당과 야합해서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을 엿 바꿔 먹도록 방치한 문 대통령, 국민은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일개인인 여당 의원은 "학자도 성직자도 아니다"면서 위성정당을 만들어 진흙탕 싸움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 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꺼낸 적이 없다. 다만 지난달 21일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이 있다. (비례민주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말은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다시 묻는다. 문 대통령의 생각도 그러한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잡음도 적지 않았지만, 야당은 지난 2월 13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선관위에 등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달이 지났다. 당시 민주당도 정의당도 설마 했었다. "아무리 한국당이라 해도 비례한국당은 절대 못 만든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한국당이 협박하고 있을 뿐 정작 비례당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앙선관위가 비례한국당의 등록을 한 차례 거부하는 고비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한 달 전 야당의 비례정당은 출범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야당을 향해 융단 폭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래한국당은 종이 정당(페이퍼 파티)이고 창고 정당이며 위장 정당이고 한마디로 가짜 정당"이라고 했다. 그보다 한 달쯤 전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독한 말로 쐐기를 박아놓으려 했다.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설립은) 위성정당이 아닌 위장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나 위성정당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버린 지난 한 달 사이 이인영과 이해찬, 두 사람의 말은 180도 바뀌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어쩔 수 있겠느냐"고 했고, 이해찬 대표는 "이제 우리가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의병’ ‘현실적 판단’ 등등은 국민을 우롱하는 비겁한 화법이다.
잠깐만 한두 달 전으로 돌아가 보자. 초반에는 자유한국당의 ‘범보수 대통합’ 작업, 그리고 당내 공천 작업이 지지부진한 반면에 민주당은 화려한 인재 영입 쇼를 벌이고 있었다. 민주당은 인재 1호, 2호, 3호, 하는 식으로 ‘TV용 리얼리티 짝짓기 쇼’를 하듯 재미를 붙여가며 사진을 찍고 신문 지면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영입인재 1호이던 원종건 씨가 성추문 논란으로 낙마하더니, 이어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칼럼 ‘민주당만 빼고’에 대한 고발 사태로 민주당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영입인재 1호의 성추문 사건도 보통 일은 아니었지만, ‘민주당만 빼고’ 칼럼 사건에 비하면 그것은 조족지혈이었다. ‘민주당만 빼고’ 칼럼 사건은 그 뒤로 거의 모든 신문 방송의 기사와 칼럼과 사설을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패러디물이 흘러넘쳤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여섯 글자는 어느덧 야당의 선거 캠페인 비슷하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굳어졌다. 자살 폭탄이 터진 것과 비슷했다.
그 뒤로도 민주당은 여러 악재가 겹쳤다. ‘조국 백서’의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의 공천으로 또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먼저 묻어두고 넘어가야 할 ‘조국 프레임’이 난데없이 불거져 나오면서, 당을 자중지란 속으로 몰고 갔다. 조국을 반대하는 금태섭 의원 진영과 반대쪽에 ‘조국 수호’ 진영으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더니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 입에서 "(대구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 정책 검토"라는 핵폭탄급 실언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무마하기는커녕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가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는 발언으로 사태를 키우더니, 민주당 청년위 소속 한 인사는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고 발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사이 거의 모든 여론조사와 시뮬레이션 결과,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정의당이 참여하건 말건, 미래한국당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결국 어제 황급하게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렸다. 여러 의견이 나온 것 같지만 대부분 흐름과 분위기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전 당원 투표’를 이번 주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결론이다. 박용진 의원은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엔 내로남불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며 비례정당에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규백 의원은 "저는 찬성한다."면서 "정치인은 학자나 성직자가 아니다. 명분 싸움 벌이다가 정권 재창출 싸움에 패배한다"고 했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다. 공수처 설치와 사법 개혁을 완수하겠다면서 조국 법무장관을 밀어붙였던 문 대통령, 그러면서 민주당이 군소정당과 야합해서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을 엿 바꿔 먹도록 방치한 문 대통령, 국민은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일개인인 여당 의원은 "학자도 성직자도 아니다"면서 위성정당을 만들어 진흙탕 싸움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 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꺼낸 적이 없다. 다만 지난달 21일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이 있다. (비례민주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말은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다시 묻는다. 문 대통령의 생각도 그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