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을 같이 공부한 옛 친구들은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나무들 같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자연스레 마음을 모으게 된 일이 있습니다. ‘걷는 기도’를 함께 드리기로 했습니다. 사흘간 시간을 내 분단의 현장 DMZ를 기도하며 걷되, 우리가 걸은 걸음에 정성을 담아 누군가를 돕기로 했습니다.
한걸음에 1원씩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누구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목사와 교회가 대뜸 떠올라 누구를 도울지 결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주님이 허락하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DMZ를 찾아가려던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대신 각자 삶의 주변을 걷기로 했습니다. 강추위 속에서 눈길을 걷기도 했고, 바다와 산과 도심을 걷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걸은 걸음을 헤아려 정성을 모았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친구는 충분한 위로와 감동을 받았고요. 곳곳에서 ‘걷는 기도’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물결처럼 번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