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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다시 ‘개돼지’ ‘가붕개’ 안 되려면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1. 4. 19. 07:05

    文정권, 空約·사과·자기부정 남발
    선거 끝나자 ‘안면 몰수’ 시침 뚝
    대선에선 ‘아름다운 말’ 해대는 자
    남의 돈으로 선물 준다는 자들 조심

     

     

    대개는 들어본 말일 듯.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다.’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의(民意)를 요약하면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는 거다. 지난해 총선에서 한 번 속여 놓고 1년 만에 같은 수법으로 두 번 속이려 드니 영화 대사와 교육부 공무원의 리바이벌로 유명해진 ‘민중은 개돼지’란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누굴 정말 개돼지로 아나.

    역시 주연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 때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통과를 기다리지 말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주고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그것도 선거 전날에.

    이번에는 가덕도까지 찾아가 “가슴 뛴다”며 여당이 다시 불붙인 가덕도 신공항 공약에 기름을 듬뿍 부어줬다. 그런데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돌아가자 여권에서 가덕도 얘기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러니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도 ‘가덕도가 사골도 아니고 도대체 몇 번이나 우려먹느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 문 정권은 긴급재난지원금 아동수당 노인일자리사업 구직촉진수당 고용안정지원금 등 이름도 가지가지인 천문학적 현금 살포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번에도 4차 재난지원금을 필두로 다양한 현금 지원책은 물론 디지털 화폐라는 ‘신상 아이템’까지 들고나왔다. 하지만 ‘돈발’이 저번처럼 먹히질 않았다. 부동산 실정(失政) 등으로 ‘벼락거지’ 만들어놓고 돈 몇 푼 쥐여준다고 풀릴 민심이 아니었다.

    이도 저도 안 먹히니 그렇게 인색하던 사과와 자기부정(自己否定)마저 난무했다. 대통령부터 ‘부동산 적폐’ ‘부동산 정쟁’ 등 남 탓을 한 지 20시간 만에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여당과 여당 후보도 △공시가 인상률 조정 검토 △주택 대출 완화 △공공 재건축 민간 참여 등 기존 부동산정책을 뒤집는 공약을 들고나왔다.

     

    그것도 약발이 안 먹혔다. 왜? 유권자들이 두 번 속을 바보는 아니니까. 아니나 다를까. 선거가 끝나자 그런 약속들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대통령부터 언제 사과했냐는 듯이 ‘부동산 부패 청산’을 다시 꺼내들었다. 시키지도 않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직계가족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약속하더니, 역시 흐지부지되고 있다.

    언제까지 선거 때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을 지켜봐야 하나. 다시는 이런 세력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딱 두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 첫째는 아름다운 말이다. 아름다운 말은 감동을 주지만, 지키기 어렵다. 고로 아름다운 말을 자주 내뱉는 정치인은 십중팔구 나라 망칠 포퓰리스트다. 본인부터 못 지키는 말을 해대니 내로남불을 달고 산다.

    이제는 조롱거리가 돼버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대통령 취임사의 명구(名句). 중국 공산당도 쓰는 말임이 확인되면서 더 없어 보이게 됐다. 2012년 9월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도 등장하지만, 대통령 자신이 표현한 대로 ‘높은 산봉우리’ 중국이 ‘작은 나라’ 한국의 정당 후보 연설을 베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 공산당산(産)으로 보는 게 합리적일 터. 그런데 우리가 아는 중국이 과연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인가. 공산당 간부들이 다 해먹는 일당 독재체제가 그럴 수는 없다.

    조국 씨의 아름다운 말. ‘모두가 용이 될 필요는 없다.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면 된다.’ 그런데 드러난 진실은 이랬다. ‘나와 내 가족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용이 될 테니, 당신들은 가붕개로 살아라.’

    두 번째로 조심해야 할 건 나랏돈으로 선물 준다는 자들이다. 나랏돈이라는 게 결국 세금이고, 따지고 보면 내 돈이다. 내 돈을 제 돈처럼 쓰고 생색내는 사람들이야말로 국가의 장래, 청년의 미래에는 관심 없는 선거 한탕주의자들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남의 돈을 자기편에 쏟아붓게 마련이다. 5년간 3300여 개 시민단체에 7100억여 원을 지원해 좌파 생태계를 구축해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그 불명예를 남기고도 ‘대부(代父)’ 대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누가 과연 책임 못 질 아름다운 말과 남의 돈으로 선물 준다는 약속을 남발하는지 똑똑히 지켜보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善意)로 포장돼 있다’는 말을 새기면서.

    박제균 논설주간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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