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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인가, 2인자 죄 만들게… 이성윤 아닌 윤석열이라도 기소”스크랩된 좋은글들 2021. 5. 12. 07:57
지난 10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 13명의 위원들은 이 지검장에 대해 압도적인 표차로 이 지검장에 대해 수사를 더 할 필요 없이 기소하라고 판단했다. ‘기소’찬성이 8명으로 ‘반대’(4명)의 두 배였다. 이는 검찰이 외부 인사들인 심의위원들에 진정한 ‘검찰개혁’ 의미를 잘 설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심의위원 등 당시 참석자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이 지검장을 수사한 수원지검을 대표해 나온 이정섭 부장검사는 30분에 걸쳐 이 지검장의 ‘수사 중단 외압’을 설명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안양지청의 ‘김학의 불법출금’수사를 가로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안양지청이 6월 19일 대검에 이규원 검사의 서류조작 등 불법을 보고하자 이 지검장이 지휘부에 “긴급출금은 대검과 법무부가 협의해서 한 일”이라며 수사를 막았다는 것이다. 이후 안양지청은 그해 7월 4일 ‘야간에 급박한 상황에서 서류 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돼 더 이상의 (수사)진행계획이 없다’는 문구를 넣은 보고서를 대검에 냈고, 수사는 종결됐다. 불법출금을 실행한 이규원 검사는 현재 기소돼 재판중이다.
◇”수사외압 없애는 게 검찰개혁”최후진술에 박수도
이 부장검사는 이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의 탈을 쓴 수사무마”라고 했다. ‘정당한 수사지휘이고 수사외압이 아니다’는 이 지검장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일선에서 소신있게 일하는 검사들이 가장 원하는 검찰개혁의 방향과 관련된 사건”이라고 했다. 정권 핵심부에 대한 수사가 ‘수사지휘’의 외피를 띤 윗선 지시로 중단되는 것을 막는 게 진정한 검찰개혁이라는 취지다. 이 지검장은 이 사건 외에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울산 선거개입 사건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어 왔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이 나에 대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는 이 지검장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우리(검찰)가 정신병자도 아니고, 검찰 2인자인 이 지검장을 앞으로 있을 불이익을 감수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자리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었어도 똑같이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여권 일각에서 이 사건 수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시 시작된 점을 들어 ‘윤석열의 이성윤 수사’라고 몰아부치는 데 대한 반론이다.
이 부장검사는 최후 의견진술에서 “검찰의 미래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이니 현명한 판단을 구한다”고 했다. 이에 양창수 심의위원장이 “수사팀 수고하셨다”고 하자 일부 심의위원들은 박수를 쳤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상황에 안 맞게 박수를 치다가 눈치를 보고 중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검찰수사 못믿겠다며 신청한 수심위, 이성윤에 독(毒)됐다
의견진술이 끝난 후 15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일부 심의위원들은 “물적증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서 메신저로 오간 각종 ‘쪽지’와 각종 보고서가 다 남아 있다”고 했다고 한다. 이규원 검사의 범죄 혐의를 담은 안양지청 보고서가 대검 반부패부에 파일로 전달됐고, 이 지검장을 비롯한 반부패부 구성원들이 공유한 내역이 전산 기록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안양지청이 당초에는 대검에 통상의 수사보고를 했다가 “더 이상 수사계획이 없다” 는 문구를 추가해 다시 수사보고를 했는데 이 같은 내역이 모두 전산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
‘30분 설명-15분 질의응답’ 절차는 이 지검장 측에도 똑같이 진행됐다. 이 지검장 측은 “당시 사건 처리 과정에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됐다”며 문 총장과의 대질조사를 요구했다. 수사가 미진하니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소제기 권한은 공수처에 있으므로 검찰이 기소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심의위는 문무일 검찰총장 재직시인 2018년 1월 검찰의 자체개혁 방안으로 실행됐다. 이 지검장이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다. 그는 검찰의 기소방침이 알려지자 “외부 판단을 받겠다”며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지만 결과적으로 도리어 독(毒)이 됐다. 한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원회 구성이 자신에게 유리하리라고 판단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진정한 검찰개혁’ 에 대한 검찰 주장이 설득력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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