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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파의 폭정에서 국민을 구한다’는 소명 의식을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1. 12. 7. 07:42

    ‘좌파의 폭정에서 국민을 구한다’는 소명 의식을

    정권교체 요구 50% 넘는데
    야당 후보 지지율은 40%서 머무는 이유 헤아려야
    야권 후보 단일화는 필수
    능숙한 척 꾸밀 필요 없이 시대적 소명에 투철하길

     
     

    모든 선거전(戰)의 핵심 포인트는 ①인물(후보) ②조직(선대위) ③정책(비전)이다. 내년 3·9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는 이미 정해진 만큼 그 성패는 조직과 정책에 달렸다. 조직은 곧 선대위 구성이고 선대위는 ‘사람’ 즉 인선(人選)의 문제로 귀결된다.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SPO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선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 후보,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왼쪽부터)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후보로 선출된 뒤 근 한 달을 선대위 인선 문제로 시달렸다. 그 핵심은 당(黨)의 근간 조직으로 갈 것이냐, ‘선거 전문’이라는 외부 인사로 채울 것이냐의 샅바 싸움이었다. 원래 정치에서 제일 까다로운 것이 ‘사람’ 문제다. 권력은 곧 자리 싸움이고 ‘먹을 알’ 다툼이며 그것이 정치 본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직과 인선 문제는 후보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문제로 한 달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 윤 후보는 그의 역량을 의심하는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그 바람에 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도 까먹고 말았다. 윤석열은 정치 신데렐라에서 정치 견습생으로 추락(?)하는 듯했다.

     

    그런데 그 문턱에서 그는 반전을 꾀했다. 당의 고참(상임고문단)들과 측근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지방’으로 튀어버린 이준석 당대표를 찾아 나섰고 거의 결별 수준이던 김종인씨를 끌어당김으로써 분란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용력과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사실 윤석열은 정당을 만들고 해체하고 다시 끌어오는 데 익숙한 김영삼·김대중 같은 정치 달인도 아니고 군부의 힘으로 정치를 장악한 군인 출신도 아니며 조직의 기술에 능란한 ‘꾼’도 아니다. 26년간 공직 생활 한, 그것도 검사만 해 본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입문 5개월에 인선을 둘러싼 머리싸움에 능(能)할 수는 없었다. 한 야당 원로는 ‘일개 검사’가 여기까지 온 것만도 눈여겨볼 만한 일이라고 했다.

     

    이제 조직과 인선의 고비를 넘긴 윤 후보로서 전력투구할 일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를 국민 앞에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윤 후보 측은 그간 여러 자리에서 공정(公正)과 상식이 있는 나라, 법치가 존중받는 사회, 시장경제, 한미 동맹 강화 등을 강조해왔다. 다만 이런 중요한 이슈들이 다른 대내외적 정치 싸움에 가려 있었다. 이제 이런 정책이나 비전들을 다시 조명하면서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 좌파 세력이 오래 구축해온 사회 권력, 즉 민노총과 전교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

     

    윤 후보 측이 집중해서 헤아려야 하는 문제는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은 50%가 넘는데 정권 교체의 당사자적 임무를 지니고 있는 야권 후보의 지지도는 왜 30%에서 40% 선에 머물고 있는가이다. 즉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 윤 후보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후보의 그다음 시험대는 야권 후보의 단일화다. 안철수씨와 별로 감(感)이 좋지 않다는 김종인씨가 선거를 총괄하는 만큼 안 후보와의 단일화 작업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 여론조사의 추이로 보면 단일화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선거는 험로를 겪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재명 후보가 35%를 뛰어넘고 안 후보가 10% 내외를 얻으면 그는 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윤 후보의 대선 길은 여기가 관건이고 여기서 실패하면 그는 대통령 자질이 없는 것이 된다.

     

    나는 그에게 시대를 가로지르는 위대한 지도자상(像)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가 국민에게 휘황찬란한 미래상을 제시하는 등의 미사여구에 빠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그가 좌파 정권의 폭정에서 국민을 구제한다는 소명 의식에 투철하기 바란다. 많은 국민을 희망에 고무시키기도 하고 좌절에 주저앉게도 만드는 것이 정치고 그 정치의 운전석에 앉는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자신이 왜 어째서, 이 자리에 이끌려 나왔는가를 깊이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상대해야 할 정치적 반대자가 어떤 사람이며 어디서 왔고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가 자신의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윤 후보는 무엇을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치장하지 않았으면 한다. ‘위대한 대통령’을 약속할 필요도 없다. 그가 여기서 청산유수로 답변하고, 임기응변으로 능란한 척한다고 해서, 표가 나올 수도 없고 그렇게 얻어진 표는 그의 시대적 소명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의 소명은 윤석열이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가 ‘무엇을 못 하게 막는 데’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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