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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더러운 회사에서 만든 걸 어떻게 귀에 대십니까”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1. 12. 16. 08:15
     

    “그렇게 더러운 회사에서 만든 스마트폰을 어떻게 귀에 대십니까.” 한 관변 연구소 임원을 지낸 분이 “그 말이 목까지 치밀어 올랐는데 참았다”고 했다. 속 시원하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연구소가 당할 일이 상상이 가서 “간신히 꿀꺽 삼켰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 세미나에서 당시 야당 의원이 삼성 공격을 쏟아냈다고 한다. 친노동 입장이던 그는 노조 탄압, 정경 유착, 작업장 환경오염 등 온갖 소리를 했던 모양이다. 그러다 전화벨이 울렸는데 갤럭시 스마트폰을 꺼내 통화를 하고 끊더란다.

     

    이런 사람이 적지 않을 듯싶다. 입만 열면 삼성, 대기업, 재벌 공격하면서 갤럭시 스마트폰을 쓴다. 미국을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는 나라로 지목하면서 아들, 딸 미국 유학 보낸 사람도 많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앞모습과 뒷모습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큰 나라다. 한 관료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미국 국무부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라면 정말 궁금할 것 같다.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에서 아무것도 없는 나라가 갤럭시와 제네시스를 만들 수 있었던 힘이 궁금할 것 같다. 직원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특별 리포트를 만들어 오라’고 시킬 것 같다”고 했다.

    우리 기업들에, 삼성에, 현대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잘못도 있고, 더 잘해야 했다는 지적도 맞는 말이다. 이 정부와 여당은 유난히 그런 비판에 날이 서 있다. 삼성은 이 정부 내내 수사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선거철이면 얼굴을 바꾼다.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다. 경기에 찬바람이 불면 일자리도, 투자도 당부한다.

    작년 말에 나온 한 여론조사에서 몇 가지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들었다. 기업과 시민 단체, 노조 등의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다. 매우 호감이 간다를 100점, 전혀 호감이 가지 않는다를 0점으로 했을 때 몇 점이나 되는지 조사했다.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0명이 삼성전자에는 66.4점, 민주노총에는 31.6점을 줬다. 삼성전자를 기업 대표로, 민주노총을 노조 대표로 선정했던 모양이다.

     

    민주노총은 이 정부 들어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다. 조합원 숫자에서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 노조 자리를 넘겨받았다. 작년 말 고용노동부 집계로 조합원이 104만5000명에 달한다. 숱하게 무법 불법 집회와 시위를 하면서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명언도 남겼다. 어떤 비판을 해도 뉘 집 개가 짖느냐고 한다. 코로나가 퍼진 뒤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 청와대 위에 민주노총이라고 한다. 기묘할 정도로 민주노총에 저자세인 청와대가 그렇게 만들었다.

     

    이 정부에서 급격하게 늘어난 집단 또 하나가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다. 대한민국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 주주가 1000만명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개인 주주는 518만명이 넘는다. 내년은 1962년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지 60년이 되는 해다. 1962년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였고,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12곳이었다. 그 뒤 경제 개발과 함께 기업이 세워지고, 노조도 생겼다. 노조의 목소리가 절절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가? 서울 광화문을 안방처럼 여기는 민주노총의 구호는 여전히 국민이 보기에 절절한가? 

     

    민주노총은 막강한 조직력과 동원력을 자랑한다. 언제라도 서울 광화문을 가득 채울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 하지만 기업인과 기업은 악이고, 노조는 선이라는 이분법을 언제까지 듣고 있을 리 없다. 언제까지 광장에 노조의 구호만 요란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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