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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엔 위장 60% 잘라내… 이젠 복강경으로 암 덩어리만 ‘똑’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4. 14. 07:12
#60대 중반에 위암 진단을 받는 이모씨. 건강 검진 내시경에서 위장 아래쪽에 2.5㎝ 크기 위암이 나왔다. 조기 위암 상태로 발견되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도 위장 3분의 2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암세포가 주변 림프절로 퍼졌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수술 후 이씨는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위장 주변 신경이 손상되어선지, 설사도 나왔다. 70㎏이던 체중은 6개월 만에 63㎏으로 줄었다. 영양 부실로 기운이 없다고 호소한다.
#비슷한 나이에 조기 위암 진단을 받은 최모씨. 그는 수술 전에 림프절 검사를 받고, 암세포가 림프절로 퍼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암 덩어리 주변 1㎝만 더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지름이 4.5㎝로 큰 동전 정도만 잘라냈다. 수술 후 평소대로 먹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위암 수술 받은 환자 같지 않다고 말한다. 위암 수술 범위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바꿔 놓은 것이다.
◇길목 림프절 확인 후 수술 범위 결정
국립암센터, 전남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16명의 위암 수술진은 암 크기 3㎝ 이하인 조기 위암 환자 580명을 대상으로 수술 범위를 다르게 하고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 절반가량은 위장을 3분의 2 잘라내는 기존 표준 수술 대신, 수술 전에 림프절을 검사하고 수술 범위를 정했다.
위암 자리에 내시경으로 특수 잉크와 방사성동위원소를 주입하면, 잉크는 림프선을 따라 흘러 퍼진다. 잉크가 퍼지는 형태를 보면 림프선이 모이는 길목에 자리 잡은 림프절이 보인다. 잉크가 적셔진 이 ‘길목 림프절’은 복강경이나 형광 장비로 봤을 때 잘 보이므로, 위암 수술 전에 먼저 길목 림프절을 떼서 병리 검사를 했다. 거기서 암세포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다른 림프절에도 암세포 전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암 덩어리만 동전이나 컵 크기로 잘라냈다. 이후 3년간 관찰한 결과, 기존 표준 수술과 비교해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다.
◇위암 조기 발견하면 삶의 질 우수
암 덩어리 제거 수술만 받은 환자들은 빈혈 여부를 보는 헤모글로빈 수치도 정상이었고,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알부민 수치도 수술 전과 같았다. 수술 전과 같이 먹으니 영양 부실이 없는 것이다. 반면 위장 3분의 2를 뗀 환자들은 구토, 더부룩함, 설사 등이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 연구자인 국립암센터 위암 센터 류근원 교수는 “암 덩어리만 제거하고 나머지 위장을 보존한 수술을 받은 일부 환자에서 드물게 수술 자리 주변에 재발한 경우가 있었고, 한 명에서 나중에 길목 림프절이 아닌 다른 림프절에 암 전이가 있었던 경우가 있었지만, 재수술 등을 시행하여 표준 수술과 비교해서 사망률 차이가 없었고 삶의 질은 좋게 유지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길목 림프절을 조사하여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서 매년 3만명가량이 신규 위암으로 진단된다. 이 중 30~40%는 위암 세포가 위장 점막에만 국한되어 내시경으로 포를 뜨듯이 제거한다. 수술을 받지 않고 치료가 끝나는 행운의 케이스다. 그만큼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위암 환자의 40% 정도는 조기 위암이더라도 암세포가 점막 밑으로 들어가 수술을 받게 된다. 나머지는 암이 퍼져서 항암제 치료를 먼저 받는다.
길목 림프절 조사 후 위암 수술 범위가 결정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 조기 위암 환자 6000~7000명 정도가 동전이나 컵 크기만 제거하는 축소 수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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