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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료 폭등 보고서, 文정부 처음부터 뭉갰다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6. 7. 06:55
     

    문재인 정부 ‘탈원전 흑막(黑幕)’이 또 하나 걷히고 있다. 문 정권이 탈원전을 밀어붙이기 위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엔 주무 부처에서 “탈원전을 하면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두 차례나 보고했지만 이를 문 정부 임기 5년 내내 묵살하고 공개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5월 24일과 6월 2일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규모 추정’ 보고서를 제출했다. ‘대선 공약대로 탈원전을 이행할 경우 2018~2030년까지 2016년 대비 매년 2.6%씩 전기요금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인상률은 14%, 2025년 23%, 2030년은 40%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2016년 55조원 수준이던 전기요금이 2022년 62조원으로 7조원 늘고, 2030년엔 75조원으로 20조원 증가한다. 2018년 이후 해마다 1조~20조원 이상 추가 부담액이 발생하면서 “2030년까지 13년간 누적으로 약 140조원 전기요금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이 보고서에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은 그동안 문 정권의 전기요금 홍보 내용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문 정권은 집권 기간 내내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없다”거나 “2030년엔 10.9%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고 말해왔다. 탈원전으로 국민에게 추가 부담이 돌아가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얘기였다.

     

     

    문 정권은 지금까지 산업부 보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보고서의 존재 사실조차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 특히 전기요금 대폭 인상 보고서를 작성한 산업부 공무원들을 윽박지르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탈원전 시비를 막기 위해 문 정권 집권 초부터 사실상 ‘전기요금 사기극’을 벌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산업부는 문 대통령 당선에 대비해 “대선 두 달 전부터 탈원전 업무 보고를 준비했다”고 한다. 다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에 대한 업무보고서도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 누가 당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분석한 ‘2030년 40% 전기요금 인상 전망’은 산업부로선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변수를 있는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국제 유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태양광·풍력발전을 위한 송전망 추가 건설 등 불확실한 요인은 모두 제외하고,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효과’만을 반영하기 위해 전원 믹스(에너지원별 발전 비중)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값싼 원전 가동을 줄이고 태양광·풍력·LNG발전을 늘리면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를 크게 확대한 독일·덴마크 등 해외 국가들도 예외 없이 겪은 일이다. 독일에서는 재생에너지 보조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부가금으로 매기는 돈이 전기요금의 50%를 넘는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당시 산업부 공무원들로선 탈원전을 하더라도 전기요금 인상 사실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5월 24일, 1시간 이상 이뤄진 업무보고 자리는 ‘공포 분위기’에 가까웠다고 한다. “분위기가 살벌했다” “(문 정권 사람들이) 윽박질렀다” “압박당해 토론이 이뤄질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김진표 위원장을 포함해 6개 분과 34명 위원들로 구성됐다. 산업부가 속한 경제2분과 위원은 6명. 그런데 전체 위원의 절반이 넘는 20명 위원들이 산업부 업무보고 자리에 몰려왔다고 한다. 탈원전과 전기요금에 대해 문 정권 인사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이다.

     

    당시 경제1분과위원이던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회분과위원이던 최민희 전 국회의원도 이날 회의에 참가했다. 업무보고 자리에 나온 10여 명 산업부 공무원들이 이들로부터 혼쭐이 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지금 꺼내는 이유가 뭐냐” “에너지 전환(탈원전)에 반대하느냐” “태양광을 늘리면 전기요금 부담이 줄지 않느냐”라는 등 공격성 질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문 정권 집권 초기 공직사회는 탈원전 반대는 꿈도 꿔선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며 “전기요금 인상은 입 밖에 꺼내지도 말라는 신호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위원이던 홍 전 장관은 “회의에 참석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최 전 의원은 “공부하기 위해 (산업부 업무보고 자리에) 들어갔고 (전기요금 인상 전망 등이) 궁금해서 물어봤을 수 있다” “나는 에너지 전문가가 아니어서 (당시) 내가 한 말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산업부 두 번째 업무보고 한 달 뒤에 열린 2017년 7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은 “현 정권이 끝나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은 인상 요인이 없다”며 정반대로 말했다. 김태년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탈원전을 해도 향후 5년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했다. 문 정부는 한편으로는 “전기요금은 걱정 말라”는 식으로 대국민 홍보전을 벌이면서, 한전 경영난이 가중되는 와중에 1조6000억짜리 한전공대를 설립하고, 태양광·풍력으로 전력 안정성이 떨어지면 부족한 전기를 러시아·중국에서 들여오면 된다는 식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정부가 5년간 억눌러온 전기요금 문제는 한전의 급속한 경영 악화 초래 등 현 정권에서 바야흐로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 계획 백지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확대 등을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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