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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과 싸우는 자유인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6. 7. 07:00
     

    두 달 전 별세한 윌리엄 웨버 대령은 6⋅25 전쟁에서 팔과 다리를 잃고도 자유 한국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그를 존경하는 사진작가 라미 현이 그의 생전 미국 자택을 방문해 자신이 찍은 대령의 사진을 액자에 담아 전했다. 기뻐하는 웨버 대령은 “(대가로) 뭘 해주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현 작가는 “대령님은 이미 전쟁 때 다 지불하셨다”고 했다. 그러자 웨버 대령은 “당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희가 빚진 것은 없다. 자유를 가진 사람에게는 의무가 있다. 자유가 없거나 자유를 잃게 된 사람들에게 자유를 전하고 지키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참전한 것은 우리의 의무였다. 우리가 준 자유를 얻었으니 너희도 의무가 생긴 것이다. 북쪽에 있는 동포들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너희들 의무다. 그 의무를 다했으면 한다.”(책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북한의 무기 밀매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잠입(The Mole)’이 지난 주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덴마크 배우 울리히 라르센은 10년 전 스페인 친북 단체에 가입해 임원이 된 뒤 북한과 우간다, 요르단 등지를 오가면서 무기 밀매 논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10년 동안 정체를 속여 북한에서 훈장도 받았다고 한다. 탄로 났다면 큰 화를 입었을 것이다. 그의 본지 인터뷰 발언이 인상적이다. “2500만 북한 주민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다.”

     

    ▶북한과 싸우는 투사 중엔 미국 대학생 웜비어의 부모, 한국과 일본의 납북 피해자 가족, 각국에 퍼진 탈북자들처럼 북 만행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신념으로 싸운다. 북한 인권 운동의 간판 미국의 수잰 숄티, 북한의 권력 범죄를 밝히려고 재산까지 쏟아부은 이스라엘의 변호사 니트사나,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자유조선의 크리스토퍼 안, 에이드리언 홍 등. 웨버 대령이 말한 “자유인의 의무”를 지키려고 싸움을 시작한 자유인들이다.

     

     

    ▶자유 국가의 도움으로 나라를 지킨 한국은 당연히 세계에서 이 의무가 가장 무겁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 한국 정부는 북한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의무를 지키는 자유인을 적대시하고 탄압했다. 동포의 자유와 인권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배우 라르센은 “잔혹한 독재국가를 어떻게 찬양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 친북 단체에 들어가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런 단체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란 사실을 그는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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