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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빼고 달려오는 사람과 타협하나" 갈등봉합 선그은 이준석 [혼돈의 여권, 빅샷에게 듣는다]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7. 5. 07:1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이 대표표는 “대통령실과 인사나 정책 등에 대해 단 한 번도 사전에 논의한 바 없고 오직 언론을 통해 알게 된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칼을 빼들고 달려오는 사람이랑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 관계가 전혀 맞

    지 않는 공격에 타협 지점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과의 갈등을 불식시키고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 “6월 1일 지방선거 이후에 (자신을 향해 벌어진) 모든 연속적인 일은 반대를 위한 반대였지, 타협의 지점이 나올 만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그러고는 “지금 여론전을 하려는 것 같은데, 사실 관계가 아니라 여론을 보겠다고 하면 앞으로 당내 많은 구성원들은 취약한 지점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야인이던 2013년 성상납을 받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최근 증거인멸교사를 했다는 의혹을 다루기 위해 7일 개최되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를 윤핵관 진영의 ‘여론전’으로 규정하고, 관련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처럼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을 ‘피해자’의 위치에 놓는 듯한 발언을 자주 했다. 그는 “우선 징계 문제를 띄우고 그 사이 몇 달 동안 사람을 집중 타격, 린치해서 그 결과를 놓고 징계하겠다는 게 받아들여진다면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윤리위는) 정상적인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의원 중 하나가 아들 문제로 굉장히 큰 지탄을 받았을 때 누군가 나에게 ‘윤리위 징계를 할 생각이 있느냐’고 해서 ‘절대 연좌의 문제는 건드리면 안 된다’고 커버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리위 결정 전에) 선제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지 않겠다”면서도 “(어떤 결정이 나와도) 제가 하고자 하는 개혁 작업을 계속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리위 결정과 무관하게 내년 6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주요 일문일답.

    윤핵관 그룹과 만나 대화를 나눠볼 생각은 없나.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다고 하니까 ‘사조직’이라고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정부와 협의 없이 갔다’고 공격했다. 다소 비열하고 사실 관계에 전혀 맞지 않는 공격인데 타협점을 어디서 만들어야 되나. 누군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타협해줘야 하나. 크게 원칙에 흔들리는 거다.”
     
     
    여권에선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당내 갈등에 연루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선 이후 단 한 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얘기한 적이 없다. 만남 자체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윤핵관 쪽이다. 윤리위 때문에 만났다는 식으로 본인들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있다. 대통령실과 어떤 라인을 통해 대화해도 그 내용이 유출되는 게 문제다. 가령, 내가 우크라이나에 가는 걸 발표하기 직전까지 알고 있던 사람은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진행자였던) 강용석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가 출국하기 3~4일 전에 갑자기 내 출국금지를 신청했을까. 신내림을 받은 건가. 그런 것들이 굉장히 이상하다.”
     
     
     
    정보 유출에 윤핵관이 관여돼 있다는 건가.
    “유출됐다는 정보의 99.9%가 나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그러면 유출자가 누굴지는 뻔할 뻔자 아닌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이 대표표는 “대통령실과 인사나 정책 등에 대해 단 한 번도 사전에 논의한 바 없고 오직 언론을 통해 알게 된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이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하자 책임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권한과 역할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다. 권한과 역할을 공유하지 않으면 책임이 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역할이 없었으니 책임도 없다’는 취지였다. 또한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한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검증 부실 문제에 대해선 “나는 실제로 검증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사전에 단 한 번도 인사 정보를 들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이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꼽힌다.
    “아무 내용도 공유 안 하고 아무 상의도 안 해놓고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을 당에 묻는 거면 그것도 코미디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로 단 한 번도 인사 정보와 정책 정보가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다. 장관·차관·비서관 명단도 전부 언론 발표를 보고 알았다. (대통령실) 비서관이나 행정관도 단 한 번도 나와 상의한 적이 없다. 정책 어젠다를 설정할 권한이나 공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나는 역할이 없으니 책임을 질 수가 없다.”
     
     
    그럼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은 뭔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던 계층이 원하는 어젠다를 다루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지금 불일치가 너무 크다. 가령,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을 다룰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게 장기간 소비될 주제인가. 어떤 분이 ‘해수부 공무원은 안타깝지만, 그게 중요하냐. 지금 기름값이 2200원인데’라고 하더라.“  
     
    ‘기승전 기름값’인가.
    “거기 많은 게 포함돼 있다. 가령 4호선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는 매일 한 시간 반씩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로 지하철이 지연되는 문제다. 젊은 세대 입장에선 (기름값) 2200원 때문에 힘들고, 4호선에서 1시간 반씩 시위해서 힘들어 죽겠는데, 뉴스에는 완전 다른 내용이 나오니까 좌절이다.”
     
     
    윤리위 결정과 무관하게 개혁 작업하겠다고 했다.
    “나는 이 당에 대한 주인 의식이 굉장히 강하다. 회사를 보면 ‘오너 리더십’과 ‘전문경영인 리더십’이 다르다. 오너 리더십은 길게 보고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고, 전문경영인은 책임자로 있는 기간 동안 거위 배를 갈라서 빼먹고 가는 양태가 나타나기 쉽다. 나는 이 당에서 계속 정치하려고 밑바탕을 만들고 있다. 당 대표를 대선 도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권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선거) 자금도 상당히 든다. 그런 걸 준비해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그냥 최근 본인의 직위(비대위원장)에 미련을 갖고 나오는 건지 생각해야 한다.”
    허진·성지원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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