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는 어느 가게가 행인에게 길을 가르쳐 줄 때마다 100엔씩 받았다. 그돈을 받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가게에는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보다 그가게 근처에 있는 사찰에 가는 방법을 묻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가르쳐 주어도 고맙디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가는 사람이 많아 이를 괘씸히 여긴 주인은 ‘인사를 안 하고 가면 100엔을 받아야지. 그러면 고맙다는 말은 듣지 못해도 회는 나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러한 내용의 벽보를 가게 앞에 붙여 놓았는데, 그 벽보를 붙인 다음부터 가게에 길을 물으러 오는 사람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 가게는 손님이 줄어 문을 닫게 되었다.
물론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망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가게 주인에게 봉사하는 정신이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나는 가게 주인이 스스로 엄청난 행운의 기회를 놓쳐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준다는 것은 남에게 기쁨을 주고 남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덕을 저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덕을 많이 쌓으면 쌓을수록, 행운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반면 이와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번화한 거리 한복판에 있는 가게였는데, 역시 길을 물으러 오거나 전차의 행선지를 물으러 오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주인은 생각 끝에 가게 안에 전차의 행선지나 부근의 지도를 붙여 두었다. 그리고 그 옆에 ‘이 지도를 보고도 잘 모르는 분은 망설이지 말고 물어 보세요.’라는 문구를 써 두었다.
그랬더니 그 뒤부터 가게에는 사람이 넘쳐 나기 시작했다. 물론 길을 물으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들은 길을 묻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게 안에 있는 물건을 하나씩 사 가지고 갔다. 이 이야기 역시 길을 잘 가르쳐 주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 가게에는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서비스 정신이 넘쳐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 가게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쪽은 기쁨을 주는 가게였지만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했다. 어느 쪽이 잘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가게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는 남에게 기쁨을 얼마만큼 많이 주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