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식 차앞에 내탓이란 스틱카를 볼수있다. 지금은 지난 이야기 처럼 들리긴 해도 한때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이 중심으로 일어난 일이라 기억하고있다.
‘내 탓이오’ 캠페인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한 선의의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을 위해 ‘내 탓이오’ 스티커를 자동차에 붙이는 것도 그만큼 뜻이 있는 일이다. 사람에게는 가치 지향적인 행위와 동기 지향적인 행위가 있다. ‘내 탓이오’라는 운동은 더 가치 지향적인 것이다. 이 운동의 실효를 위해서 ‘내 탓이오’의 스티커는 그런 자각을 일깨울 만한 좋은 동기가 된다.
그런데 ‘내 탓이오’라는 절대 선의의 캠페인이 절대로 성공을 하려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자각할 뿐 아니라 그렇게 행동을 해야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내 탓이오’의 행동을 하는데 단 몇 사람이라도 ‘남의 탓’ 이라는 식의 행동을 하면 김이 빠질 뿐 아니라, 그 이단자가 혼자 이득을 보는 일조차 생길 수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절대평화주의자가 되어 무기를 없애고 내 탓이라고 하며 절대로 무력저항을 안하려 하는데, 단 한 사람의 비평화주의자가 탱크와 기관총을 가지고 천하를 지배하려드는 사태를 상정할 수 있다.
더구나 사람은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붙이고도, 속으로는 남의 탓이라는 생각으로 가슴이 부글부글 끓는 일도 있다. ‘내 탓이오’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면서도 행동으로는 남의 탓을 얼마든지 할 수도 있는 생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정확한 ‘탓의 계산서(대차대조표)’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탓은 얼마, 당신 탓은 얼마, 그의 탓은 얼마라는 계산서를 소수점 이하 몇 자리까지라도 뽑아낸다. 물론 그런 계산서는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공정 · 정확성이 결여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더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아 거듭 고쳐가면서 가장 정확한 계산서에 접근하도록 하는 지속적인 보완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이태원에서 벌어진 참사의 책임을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는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