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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미향씨, 당신의 조국은 어디입니까?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3. 12. 9. 10:05
     
     

    “꽁꽁 언 두만강 얼음 위에 한 여성의 시체가 놓여 있었어요. 근데 중국도 북한도 그 시체를 안 치우는 거예요. 아마 2주 넘게 얼음 위에 있었을걸요.”   

     

    몇 달 전 만난 탈북민 A씨는 10여 년 전 광경을 회상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만강은 수심이 얕고 강폭이 좁은 데다, 겨울에는 강물이 얼기까지 해 탈북의 주요 경로였다. 총을 든 경비병이 지키고 있지만, 자유를 향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A씨 역시 두만강을 건너 탈북한 사람. 하지만 그가 목격한 여인은 A씨만큼 운이 좋진 않았다. 어떤 이유였는지 그녀는 중간에 넘어졌고, 그대로 얼어 죽고 만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두만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해도, 그렇게 원하던 자유를 찾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 중국으로 간 탈북민 앞에는 숱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가장 무서운 건 탈북 루트에 잠복 중인 중국 공안. 탈북민을 난민이 아닌 불법 이민자로 규정한 공안은 탈북민을 붙잡으면 강제 북송해 버린단다. 그렇게 북으로 끌려간 탈북민을 기다리는 건 교도소나 정치범 수용소 수감, 즉결 처형 등이니, 북한 주민에게 탈북은 목숨을 건 도박이다.

     

    현재 중국에는 탈북민 2000여 명이 갇혀 있다는데, 얼마 전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600명을 기습적으로 강제 북송하기도 했단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회가 11월 30일 열린 본회의 도중 ‘중국은 탈북민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재석 의원 260명 중 찬성표를 던진 이가 무려 253명이니, 늘 대립하던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셈이다.

     

    문제는 이렇듯 당연해 보이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안 던진 의원이 7명이나 된다는 점이었다. 그중 한 명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전자투표기 오류로 기권이 됐다며 “시정 조치를 못 해 송구하다”고 사과했지만, 나머지 6명은 지금까지 아무런 해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소신 투표를 했나 보다. 위장 탈당으로 유명한 민형배를 비롯해 김정호, 신정훈 등등 민주당 의원이 셋이고, 이 밖에 정의당 강은미와 진보당 강성희도 기권해 강제 북송에 찬성하는 뜻을 내비쳤는데, 저 명단에서 가장 주목할 이는 바로 윤미향이다.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해 모은 돈을 횡령해 유죄판결을 받은 거야 그렇다 치자. 없는 살림에 딸 미국 유학도 보내야 하고, 갈비 먹고 발 마사지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횡령 유혹을 느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탈북민 강제 북송 규탄에 기권표를 던진 건 해도 너무했다. 100년 전 위안부 할머니가 겪은 고통에 공감한다는 이가 탈북민이 마주한 처참한 현실을 외면하는 건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여기에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 이가 바로 임수경 전 민주당 의원이다. 임수경은 대학생이던 1989년, 당국 허가도 받지 않고 북한에 가서 45일을 머문 덕분에 ‘통일의 꽃’ 소리를 듣다 결국 비례대표로 국회의원까지 됐는데,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고 사진을 같이 찍자던 탈북민 백모씨에게 다음과 같이 폭언한다.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너 그 하태경하고 북한 인권인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이 변절자 ××들아. 너 몸 조심해.” 그러니까 임수경에게 탈북민은, 그리고 북한 인권을 부르짖는 하태경은 수령을 배신한 변절자인 셈, 윤미향이 임수경과 같은 세계관을 가졌다면 탈북민 강제 북송 규탄에 찬성하지 않은 것도 당연해 보인다.

     

    실제로 그녀는 탈북민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2016년 중국의 류경식당이란 곳에서 일하던 지배인 허강일씨는 같이 일하던 여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했는데, 그는 2018년 윤미향 등 정대협 관계자들이 자신들을 안성에 있는 위안부 쉼터에 초대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윤미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그녀의 결백을 믿어주기엔 그간 보여준 언행에 수상한 점이 너무도 많다.

     

    -평소 윤미향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한미 연합 훈련 반대를 외쳤으며, 주한 미군 철수로 이어질 종전 선언에 찬성해 왔다.

    -윤미향 남편인 김삼석과 시누이 김은주는 한통련이라는 반국가 단체와 접촉하고 자금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소위 남매 간첩단 사건. 윤미향은 재심에서 무죄가 나왔다며 이 사건이 억울하게 조작된 것이라 우기지만, 이건 안기부가 영장 없이 구금해 자백을 강요했기 때문이지, 한통련을 만나 금품을 받은 건 여전히 유죄 선고를 받았다.

     

    -윤미향은 간첩을 보좌관으로 뽑았다. 보좌관 B는 베트남에서 북한 인사를 접촉하고 북한에 난수표(암호문)를 보고하는 등 간첩 활동을 하다 적발됐는데, 그가 친북 언론인 ‘통일뉴스’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윤미향과 ‘김복동의 희망’을 비롯해 여러 시민 단체에서 같이 활동한 적도 있으니, 윤미향도 B가 친북적 인물임을 알았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도 윤미향은 B를 4급 보좌관으로 채용했다. B가 국회에서 빼냈을 국가 기밀은 대체 얼마나 될지 궁금한데, 윤미향 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일절 거부했다.

     

    -조총련은 북한을 지지·찬양해 반국가 단체 판결을 받은 단체. 그런데 윤미향은 지난 9월 1일 조총련에서 주최한 관동 대지진 10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장에서는 한국을 ‘남조선 괴뢰 도당’으로 지칭하는 등 반국가 단체스러운 발언이 나왔지만, 윤미향은 한마디 항의도 안 한 채 자리를 지켰단다. 논란이 되자 윤미향은 “일본 어느 곳에든 조총련은 있다. 헌화만 하고 나왔다”고 변명했다.

     

    윤미향의 행적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이가 민주당 덕에 비례대표 의원이 되고, 숱한 악행에도 불구하고 4년 임기를 거의 마쳤다는 게 화가 난다. 그녀에게 권한다. 윤미향씨,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여기서 이러지 말고 북으로 가세요. 거긴 좀 시원하니, 땀 흘릴 일도 없을 것 같은데요.

     

    2023년 12월 9일 조선일보 서민의  문타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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