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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美해군기지 장병, 이순신 동상·천안함 비석 보며 각오 다진다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3. 12. 13. 08:54
     
     
    김지훈(왼쪽)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과 마이크 바스 주한 미 해군사령부 참모장이 부산 남구 주한 미 해군사 본부 건물 앞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이순신 장군상은 1985년 미군이 주문·제작한 것으로 미 항공모함 등 전략 자산이 부산을 찾을 때마다 미군 함장과 수병들이 이곳을 ‘순례지’처럼 찾는다고 한다. /노석조 기자
     
     

    “곧 미국 항공모함이 들어온다. 제1 부두를 점검하라.”

    지난달 17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서 주한 미 해군사령부 대원들은 파도가 밀려오는 제1 부두를 분주히 오갔다. 나흘 뒤인 21일 수퍼호닛 전투기, 대잠수함기(S-3A) 등 수십대의 항공기를 탑재한 니미츠급 항모인 칼빈슨함 타격단이 입항한다는 계획이 타전된 직후였다. 주한 미 해군사는 우리 해작사 기지에 주둔하며 부두 등 일부 군사 시설도 함께 쓰고 있다.

     

    기지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에도 군 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터라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군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항모 입항 과정과 주한 미 해군사 본부 등 기지 핵심 시설을 본지에 최초 공개했다.

     

    이날 기지의 다른 부두에는 캐나다 등 우방국 군함도 정박해 있었다. 해작사 관계자는 “부산 기지는 미국뿐 아니라 여러 우방국 군함이 북한 불법 환전 선박 단속 등 각종 미션을 수행하다 자주 기항한다”면서 “부산 기지는 한미 연합 훈련의 모항이자 자유민주 진영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말했다.

     

    주한 미 해군사 건물 앞 언덕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이 세워져 있었다. 동상 받침대에는 ‘거북선’ 동판이 새겨졌다. 동상은 1985년 제작된 것으로 미 해군사가 2016년 현 부산 기지로 이전하기 전 용산기지에 있을 때부터 미 해군과 함께했다고 한다.

     

    마이크 바스(중령) 주한 미 해군사 참모장은 “이순신 제독은 미 해군에서도 최고의 전략가이지 맹장으로 잘 알려졌다”면서 “기발한 무기 체계인 거북선과 전술로 일본의 침략을 무찌른 이순신 제독을 본받고 충무공을 존경하는 한국과 원팀이 되기 위해 동상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상 앞은 미 해군사령관부터 말단 병사까지 부대 전·출입 때 빼놓지 않는 기념 촬영지이자 주요 미 인사들이 방문했을 때 꼭 찾는 ‘순례지’라고 한다.

    부산 남구의 주한 미 해군사령부 본부 출입구 오른편에 ‘천안함 추모비’가 자리하고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듬해인 2011년 미군이 자발적으로 세운 것이다. 사진은 최근 미 해군 장병들이 천안함비를 바라보며 전사한 한국군 46명과 구조 활동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에게 애도를 표하는 모습. /대한민국 해군
     

    동상을 지나 주한 미 해군사 본부로 들어가려는데 건물 정문 바로 오른편에 검은 글씨로 ‘천안함’이라 적힌 추모비가 서 있었다. 추모비 하단에는 ‘2010년 3월 26일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해 46명의 한국 해군 장병과 1명의 잠수부(구조 활동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가 목숨을 잃었다. 미 합중국 해군은 항상 이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할 것이다’라는 영어 문구도 새겨져 있었다. 이어 ‘지키자 이 바다 생명을 다하여(Let’s defend this sea with all our lives)’는 문구가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었다. 추모비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1년 만인 2011년 제작됐다. 바스 참모장은 “미 장병은 매일 출퇴근하며 천안함 비를 바라보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맡은 의무를 다하자고 되새긴다”고 말했다. 미군 차원의 공식 추모식도 매년 이곳에서 열린다.

     
     
     

    해작사와 주한 미 해군사가 함께 있는 부산 기지는 ‘한미 동맹의 모항(母港)’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한 미 해군사 본부가 2016년 용산 기지에서 부산으로 옮기면서 기지의 작전 운용력이 대폭 강화됐다고 한다. 작전 인원들이 수시로 만나 토론하고 탐지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는 부산 기지에 양국 장병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연합작전협조과도 신설해 운용하고 있다. 미 해군사 본부 이전은 2013~2015년 당시 리사 프란체티 주한미해군사령관이 추진했는데 그는 지난달 초 미 사상 최초의 여성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래픽=양인성
     

    부산 기지는 한미 동맹의 모항으로서 대북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정책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에 니미츠급 미 항모만 세 차례 주한 미 해군사와 한국 해작사가 함께 있는 부산 기지를 찾아 연합 해상 훈련을 펼쳤다. 7월에는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입항했다. SSBN의 방한은 1981년 이후 42년 만으로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의 상징적인 이행 조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켄터키함을 직접 방문했는데, 외국 정상의 SSBN 승함은 처음이었다. 미 해군사는 지난 5월 북한이 우주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 발사체의 궤도 추적 정보를 제공하고 추락 잔해 수색·인양 작전에서도 한국군과 손발을 맞췄다고 한다.

     

     

    주한 미 해군사는 한·미·일 3각 공조의 ‘허브’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주일 요코스카 미 7함대 사령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한·미·일 미사일 경보 훈련 등 각종 3국 해상 훈련을 조율하고 있다. 최성혁 해작사령관과 닐 코프로스키 주한 미국해군사령관은 “부산 기지는 동해뿐 아니라 서해·남해 등 3면을 책임지는 핵심 기지”라면서 “지난 70년간 그랬든 향후 70년도 한미는 ‘같이 항해할 것(Sail Together)’”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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