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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올림픽 어워즈....임전무패상은....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4. 8. 13. 08:15
     
    9000여 ㎞ 떨어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선수단은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분전(奮戰)했다. 그 결과로 따낸 메달 32개(금 13·은 9·동 10)는 원정 올림픽에서 거둔 최다 메달 동률(2008 베이징 32개)이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이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쟁취한 메달은 320개(금 109·은 100·동 111)로 늘어났다. 144명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특별히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픽=박상훈

    ① 임전무패賞 임시현

    임시현이 전투에 나서면 지지 않는다. 한국 여자 양궁 간판 스타 임시현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 10연패(連覇) 주역으로 맹활약한 뒤 혼성 단체전과 개인전도 석권하며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메이저 대회 2연속 3관왕. 한국 양궁 사상 유일한 업적이다.

    ② 아슬아슬賞 김우진

    김우진은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레이디 엘리슨(미국)과 세트 점수 5-5 동률을 이뤘다. 딱 한 발로 승자를 가리는 슛오프(승부쏘기)에서 둘은 똑같이 10점을 쐈다. 하지만 화살부터 정중앙까지 거리에서 김우진이 엘리슨에게 4.9㎜ 앞섰고, 그 미세한 차이로 한국 양궁은 5종목 석권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③ 수퍼서브(sub)賞 도경동

    한국과 헝가리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 30-29로 1점 앞서 있던 그때 원우영 코치는 주전 구본길을 빼고 후보 도경동을 투입했다.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8강전과 4강전을 뛰지 않아 “몸이 근질근질하다”던 신예 검객은 연속으로 5점을 뽑았다. 올림픽 3연패를 이끈 결정적 장면이었다.

    ④ 불꽃투혼賞 안바울

    유도 정규 경기 시간은 4분인데 안바울은 혼성 단체 4경기에서 36분을 뛰었다. 특히 독일과 동메달 결정전에선 연장전 체급 추첨 결과 남자 73kg급이 나왔고, 한국은 그 체급에 선수가 없어 66kg급 안바울이 또 나서야 했다. 안바울은 10분 혈투 끝에 체중이 6kg 더 나가는 상대를 제압하며 동메달을 안겼다.

    ⑤ 도장깨기賞 김유진

    태권도 여자 57kg급 세계 랭킹 24위 김유진은 메달 후보로 꼽히진 않는 선수였다. 하지만 예상을 비웃듯 16강전에서 5위, 8강전에서 4위, 4강전에서 1위, 결승에서 2위 선수를 차례로 물리치고 애국가를 울렸다. 183cm 장신인 그는 긴 다리로 상대 얼굴을 내리치며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⑥ 파리개근賞 신유빈

    파리에서 가장 오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스타는 ‘삐약이’ 신유빈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에이스로 성장한 그는 개막 후 첫날인 지난달 27일 혼합 복식 16강전을 시작으로 10일 여자 단체 동메달 결정전까지 보름 동안 14경기를 뛰면서 혼합 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⑦ 벼락스타賞 김예지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는 소셜미디어 세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냉철한 표정과 SF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사격용 조준경, 눈가리개가 어우러져 ‘영화 속 킬러’ 같다며 사람들은 열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그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⑧ 엄마의힘賞 금지현

    금지현은 2022년 10월 임신 사실을 알고 난 뒤 출전한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에 파리 올림픽 쿼터를 가져왔다. 작년 5월 출산 직전까지 부른 배를 잡고 사로(射路)에 섰다. 박하준과 혼성 10m 공기소총 은메달을 합작한 ‘엄마 사수’는 “출산 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⑨ 금빛매너賞 박태준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박태준과 가심 마고메도프 정강이가 부딪쳤다. 마고메도프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매트에 드러누웠고, 결국 2라운드 막판 기권했다. 금메달 확정 순간 기뻐하기에 앞서 마고메도프부터 위로한 박태준은 다리를 절뚝이는 상대를 부축해 시상대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⑩ 모전자전賞 김원호

    배드민턴 혼합 복식에서 정나은과 함께 은메달을 딴 김원호는 한국 첫 모자(母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의 어머니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 복식 금, 여자 복식 은메달의 주인공 길영아 감독. 김원호는 “이제 ‘길영아의 아들’로 살지 않고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⑪ 오방미인賞 성승민

    성승민은 근대 5종 결승전이 치러진 11일, 유니폼을 쉴 새 없이 갈아입어야 했다. 그날 승마와 펜싱, 수영, 레이저런(육상+사격)을 모두 소화한 그는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부 메달 주인공이 됐다. 그는 “오늘 동메달을 LA에선 금색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⑫ 낭랑16세賞 반효진

    한국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쏜 주인공은 만 16세였다. 대구체고 2학년 반효진은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0.1점 차로 우승하며 한국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경기 당일 ‘오늘의 운세’를 찾아본다는 그의 그날 운세는 ‘모두가 나를 인정하게 될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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