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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응징 아닌 선택과 통합의 場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5. 22. 05:0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이번 6월 3일은 ‘압도적 승리의 날’이 아니라 ‘압도적 응징의 날’”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지면 대한민국과 정의가 지는 것”이라며 “소수 기득권이 더 많은 것을 가지는 세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은 지지자들에게 대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선거 과정에서 누구나 경쟁하는 상대의 과오를 지적하며 “심판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 후보처럼 “응징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응징이라는 말 속에는 상대와 그를 지지하는 국민을 공존의 대상이 아닌 절멸시켜야 하는 적으로 규정하는 적개심이 들어 있다. 선거는 미래의 정부를 선택하고 그 과정을 통해 통합하는 절차이지, 자신의 정적을 파괴하고 다른 국민을 응징하는 게 아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통합과 화합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진영이나 이념, 지역으로 갈라져 싸우는 정치 문화를 바꾸자고도 했다. 19일 유세에서는 “정치인은 치열하게 싸워야 하지만, 국민이 편을 나눠 싸울 필요는 없다” “내가 왼쪽이라고 해서 오른쪽을 제거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강조하면서 “나는 누구를 괴롭힐 때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 말대로 하면 되고 반대 진영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와 민주당은 실제로는 사법부를 겨냥해 특검과 보복성 법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선거법을 고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후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법 개정을 하고 있다. 그 어느 것도 통합, 화합이 아니며 응징에 가깝다.
선거에 승리한 정치인은 다음 날부터 패배한 후보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국민을 통합해 대한민국을 하나로 이끌어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과 경쟁했던 지도자를 인정하지 않고, 반대 국민을 적으로 대할 경우 정치는 붕괴하고 정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일방통행과 계엄, 파면이 잘 보여준다. 윤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대선을 ‘응징의 날’로 규정해 나라를 다시 두 쪽 내려 한다면 불행은 반복될 뿐이다.
2025년 5월 22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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