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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림절에 올리는 기도
    종교문화 2025. 12. 14. 06:51

    주님,

    저희는 참으로 바쁘게 달려왔습니다.

    무엇을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남보다 뒤처질까 두려워 속도를 높였고,

    내 손의 스마트폰 불빛에 갇혀

    바로 곁에 있는 이웃의 눈빛조차 잊고 살았습니다.

     

    점점 더 높게 쌓아 올린 '나만의 성' 안에서

    홀로 있는 것이 편안하다 말하면서도

    사실은 지독한 외로움에 떨고 있는 저희입니다.

     

    양극으로 갈라져 날 선 말들이 오가는 이 차가운 거리 위에

    아기 예수님, 당신을 기다리는 '희망의 촛불을 켭니다.

     

    화려한 성공이 아니어도가진 것이 조금 부족해도

    당신이 오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다시 일어서는

    소박하고 단단한 희망을 품게 하소서.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기다림의 시간 속에 깃든 느림의 축복을 배우게 하소서.

    나와 생각이 다른 이를 적으로 규정하며

    마음에 그었던 수많은 금을 지우고

    이제는 '평화의 촛불을 켭니다.

     

    높은 곳을 탐하다 생긴 상처와 갈등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구유를 택하신 당신의 겸손을 배워

    서로의 다름을 품어 안는 따스한 화해를 이루게 하소서.

     

    불안과 경쟁으로 메마른 가슴마다

    샘물처럼 솟아나는 '기쁨'의 촛불을 켭니다.

     

    남을 이겨야 얻는 기쁨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눌 때 배가 되는 신비를 깨닫게 하시고,

    소유의 무게를 덜어낸 빈 마음에

    비로소 찾아오는 맑은 웃음을 회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마침내,

    이기심으로 얼어붙은 세상 한복판에 '사랑'의 촛불을 환히 밝히게 하소서.

    라는 좁은 감옥을 깨고 나와 "우리라는 따뜻한 집을 짓게 하소서. 가장 춥고 어두운 이 계절에

     

    가장 작고 약한 모습으로 오시는 주님.

    저희의 빈방이 당신의 온기로 채워질 때

    이 땅의 모든 차가운 경계가 눈 녹듯 사라지고

    진정한 사랑의 계절이 시작됨을 믿습니다.

    오소서, 주님.  어서 오시어 저희를 구원하소서.

    아멘.

    이 작품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조르조네가 1505년경에 그린 명화로, 현재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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