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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부끄럽게한 10대 천안함 김군(김윤수)스크랩된 좋은글들 2019. 6. 12. 06:59
조선일보 만물상 기자는 몇해 전 천안함 추모 배지를 만든 여고생들을 취재한 적이 있다. 이들은 영화 '연평해전'을 본 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릴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위안부 할머니나 세월호 배지를 보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한 번 더 갖게 되는데, 천안함이나 연평해전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수병 정모를 쓰고 흰색 정복을 입은 모습의 배지 디자인도 학생들이 직접 했다. 5개월여 뒤 이들이 판매 수익금 772만원을 해군 유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772란 숫자는 천안함 선체 번호 PCC-772에서 딴 것이다.
▶천안함 선체가 전시돼 있는 평택 서해수호관에는 매년 중·고교생 3만~5만명이 안보 견학을 온다. 수호관 관계자는 "학생들은 처음에는 놀러 온 것처럼 장난치고 떠든다. 하지만 유가족들 영상과 전시물을 보고 설명을 듣고 나면 분위기가 확 바뀌어 숙연해진다"고 했다. 안보 현실을 깨닫고 생각이 깊어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한다. 한번 왔던 학생이 '천안함 괴담'을 얘기하는 학교 선생님을 모시고 다시 온 적도 있다고 한다.
▶어제 신문에는 천안함 추모 티셔츠를 팔아 모은 1000만원을 해군에 기부한 고교생 얘기가 실렸다. 충북 옥천고 3학년 김윤수군은 2017년 현충원에서 오열하는 천안함 전사자의 어린 자녀를 보고 도움이 되고자 티셔츠를 제작했다. 김군은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티셔츠를 사주신 분들이 존경스럽다. 많은 분이 잊지 않고 관심을 가져줘서 감동했다"고 했다. 그는 장래 희망도 군인으로 바꿨다고 한다.
▶지난달 청해부대 입항식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최종근 하사의 안장식 전날 한 고교생이 현충원에 찾아왔다. 이 학생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대한민국은 당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쓴 손편지와 100만원을 맡기고 갔다. 이 익명 고교생도 김윤수군이라는 게 뒤늦게 알려졌다. 김군은 이전부터 천안함 재단에 수차례 기부를 해왔다. 일부에선 진학용 '스펙 쌓기'라는 시선도 있 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군은 "목숨 바쳐 대한민국을 지킨 분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의무"라고 했다. 배지를 만든 여고생들도 '천안함 배지 만들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오해 받을 수 있다'는 주위의 만류에 "천안함이든 세월호든 똑같이 슬프고 기억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런 10대는 많은 어른을 부끄럽게 한다.
2019년 6월 12일 조선일보 만물상 '천안함김군' 에서 옮김
충북 옥천고 김윤수(왼쪽)군이 10일 계룡대 충무실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과 천안함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는 티셔츠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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