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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정당하면 청와대 선거 공작부터 밝혀내야낙서장 2020. 2. 12. 08:27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총리에게 "공수처가 7월에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총리가 직접 챙겨달라"고 했다. 공수처 설립준비단 발족 행사에는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 등 청와대·정부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 정권이 범여권 군소 정당들에 '연동형 비례대표' 선물을 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강행 통과시킨 것이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원초적으로 막기 위한 장치"라는 비판에도 막무가내였다.
만약 이것이 오해라면 공수처가 이를 불식시킬 방법은 하나뿐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 중 첫 번째는 대통령이다. 지금 문 대통령은 울산시장 선거에서 정치 공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증거로 확인되면 탄핵을 피할 수 없는 중범죄다. 문 대통령이 30년 친구의 당선을 "소원"이라고 한 뒤 대통령비서실 조직 8곳이 일사불란하게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공식화한 내용이다. 대통령 모르게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이 건으로 대통령 최측근인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이 기소됐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공수처법이 적시한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공수처가 제1호 수사 대상으로 '문 대통령 울산 선거 개입'을 선정하고 있는 그대로 파헤친다면 '정권 보호 기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있다.
청와대는 여당 측이 넘겨준 야당 후보 관련 첩보로 경찰에 수사를 지시했고, 경찰은 야당 후보가 공천장을 받은 당일 그의 사무실을 덮쳤다. 청와대 핵심 실세들은 여당 내 경쟁자에게 공직을 제안하며 후보 매수를 시도했고, 청와대 행정관들은 여당 후보의 공약을 사실상 만들어줬다. 청와대가 선거 공작 총사령탑 역할을 했다. 문 대통 령 지시가 없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겠나. 문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에서 공수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친인척과 특수 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별사정 기구로서도 의미가 매우 크다"고 했다. 공수처가 문 대통령을 1호 수사 대상으로 선정하는지, 이 수사를 진짜로 하는지 아니면 가짜로 하는지를 보면 공수처의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2020년 2월 12일 조선일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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