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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15일 선택이 우리자식과 손자들 운명 결정한다.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0. 4. 11. 14:16

    잘되는 나라는 '나'와 '너'로 갈려 피 터지게 싸우다가도 '그들'이 등장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로 '하나'가 된다. '그들'에는 위협적 강대국의 출현, 전쟁, 역병(疫病)의 유행, 경제 재난(災難), 천재지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안 되는 나라는 위기가 닥치면 더 거칠어진다. 지도자의 정치 스타일이 이런 차이를 크게 벌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국경일·기념일·추념일(追念日), 심지어 사관학교 졸업식마저 논란 없이 지나간 경우가 드물었다. 연설마다 어김없이 분쟁의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다. 대통령 말은 통째 거짓이 아니라 약간의 진실을 섞어 놓아 더 위험하고 역사의 현장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현혹(眩惑)되기 십상이었다.

    제주 4·3사건 72주년 추념식 연설이 그렇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먼저 통일 정부 수립이라는 간절한 꿈을 꾸었다는 이유로 제주는 처참한 죽음과 마주했다'고 했다. 국군이 어느 날 갑자기 미쳐 날뛰며 주민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는 말로 들린다. 젊은이들 상당수는 '전교조 선생의 역사 수업이 옳았구나' 했을 것이다. 제주 출신으로 4·3을 직접 겪고 그걸 소재로 많은 소설을 쓰고 여러 문학상(文學賞)을 받은 작가 현길언씨의 증언에 따른 4·3의 '앞부분'과 '뒷부분'은 이렇다.

    "5·10 총선을 앞둔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한라산 여러 오름(岳)에서 봉화가 올랐고, 그걸 신호로 무장한 남로당 인민유격대가 12곳 경찰지서를 습격해 경찰관·선거관리 관계자·우익 인사와 그 가족을 살해하거나 테러했다. 이 혼란으로 북(北)제주 2개 선거구가 투표자 미달로 선거 무효가 됐다."

    "국군과 경찰 토벌대의 반란 진압 과정에서 많은 주민이 억울한 죽임을 당했고, 이 사건으로 노출된 군내(軍內) 남로당 가담자를 색출하면서도 일부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남로당 가담자들이 군에 그대로 잠복한 상태에서 6·25를 당했더라면 전선(戰線) 배후에서 반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전교조 교사들은 4·3의 앞부분에는 입을 다물고 뒷부분 일부만 강조하며 학생들을 세뇌(洗腦)했다.

    '역사 다시 쓰기'는 나라 족보(族譜)를 바꾸는 민감한 일이다. 오래 제사를 모셔온 할아버지를 두고 느닷없이 낯선 사진을 들이밀며 '이분이 진짜 할아버지'라고 하는 것이니 말이다. 이 정권은 임시정부 요인 가운데서도 남북 분단 이후 김일성 편에 섰던 여러 인물의 정치적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위해 실시된 1948년 '5·10 총선거'에 반대했던 인물들에게도 '역사의 상석(上席)'을 제공했다.

    그러면서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두 정부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선 일언반구(一言半句)가 없었다. 박정희 시대는 전설 속의 암흑천지(暗黑天地)가 돼버렸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자식이 아버지·할아버지를 바꾼 세상에 둘도 없는 나라가 될 것이다.

    말 이전(以前)에 생각이 있고 말 이후(以後)엔 행동이 따른다. 대통령의 여러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정치인 문재인 개인의 생각'은 짐작이 되고 남는다. 만일 대통령이 1948년에 성년(成年)의 나이였다면 '누구보다 먼저 통일 정부 수립이라는 간절한 꿈을 꾸면서' 5·10선거에 반대하고 남북 합작(合作) 통일 정부 수립 운동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1948년 동북아는 소련이 북한을 점령하고, 마오쩌둥(毛澤東)은 중국 대륙을 석권(席卷)하고,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조차 적색(赤色) 깃발이 기세 좋게 드날리던 시대였다. 그 상황에 소련과 김일성의 시늉짓을 따라 좌우 합작이 성사됐더라도 그 정부는 며칠 안 가 붉은 바다 밑으로 침몰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대한민국도 없고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도 없고 오늘의 문재인 대통령도 없었다.

    투표 날이 며칠 앞이다. 코로나 먼지는 모든 것을 덮고 하늘에선 돈뭉치가 쏟아지고 있다. 그 덕에 햇볕 드는 날에는 우산(雨傘)을 팔고 비 오는 날에는 양산(陽傘)을 팔던 정권의 갖가지 어리석은 정책 실패도 꼭꼭 숨었다.

    국민 세금을 정권 돈인 양 쏟아붓는 포퓰리즘은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라 국민을 부패시키며 대대로 이어지는 유전병(遺傳病)이자 한번 둥지를 틀면 그 땅에 뿌리를 깊이 내려 나라를 망치는 풍토병(風土病)이다. 투표소 앞에서 '해(害)로운 정권'과 '유쾌하지 않은 야당' 사이의 선택이라고 고민하는 유권자라면 이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0/20200410038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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