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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후보에게 고(告)함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1. 12. 31. 08:50

     

     코로나는 다시 창궐하고
    경제는 도탄에 빠졌으며
    나라는 분열되었다
    정권교체 민심에 응답하지 못하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짓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라의 운명이 벼랑 끝이다. 차기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 선거(critical election)다. 정권 교체나 정당 재편을 넘어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을 퇴치하는 역사의 현장이다. 진정한 정치가(政治家·Statesman)의 소명은 문재인 정권의 연성 파시즘과 싸워 조국(祖國·patria)을 살리는 데 있다. 건곤일척의 미·중 그레이트 게임에서 중국과 북한에 굴종하고 미국과 일본을 배척하는 문 정권의 망국적 행보를 중단시켜야 한다.

     

    나라의 명운이 달린 결정적 순간이건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하 윤석열)는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는 차기 정권 요직과 보선·지선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 투쟁으로 지새운다. 민심의 절규를 배반하는 최악의 망동(妄動)이 아닐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이하 이재명)가 한껏 몸을 낮춰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개 사과’와 김건희씨 소동이 증명하듯 한국 국민은 권력자의 오만과 불통(不通)을 그 무엇보다 혐오한다.

     

    윤석열을 야당 대권 주자로 키운 건 팔할이 문재인 정권이다. 윤석열이 자신의 능력만으로 오늘의 자리에 이른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그는 문 정권의 법치 파괴에 단기필마로 맞서는 강단을 보여주었지만 지금은 이런 결기가 흔적조차 없다. ‘공정과 상식’과는 거리가 먼 윤 캠프의 면면은 절망을 부른다. 지리멸렬한 선대위는 곧 지리멸렬한 ‘윤석열 정부’를 예고한다. 모두 윤석열의 리더십 빈곤이 부른 참사다.

     

    윤석열 캠프의 혼미(昏迷)는 12월 31일 현재, 한국 갤럽을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이 윤석열을 넘어선 충격적 결과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 민심이 정권 재창출 여론을 10~20% 차이로 압도해 온 흐름을 윤석열은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은 선대위를 혁파하고 대장동 사태를 사과했다. 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시인하며 탈원전 정책을 버리고 조국 사태가 공정을 해쳤다고 인정했다. 기본 시리즈 공약은 허무맹랑하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아들조차 남이다’라고 강변하는 포퓰리스트 이재명의 무서운 민낯을 보여준다.

     

    이재명의 변신을 ‘쇼’로 폄하하는 윤석열은 스펙터클의 시대에 이미지 정치가 갖는 막강한 위력을 간과한다. 윤석열은 문 정권과 이재명에게 차기 대선이 생사의 투쟁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문 정권은 대선 승리를 위해 돈과 권력, 어용 언론과 시민단체를 총동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40%를 넘나든다. 때 이른 정권 교체론에 도취된 윤석열은 대선 운동장 자체가 이재명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다는 현실을 외면한다.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민심 외엔 기댈 데가 전무한 윤석열이 필사적으로 뛰기는커녕 국민적 검증의 장(場)인 공개 토론을 기피하는 것도 최악의 오판이다.

     

    이준석 당대표(이하 이준석)의 ‘가출 유랑’과 ‘내부 총질’은 윤 캠프를 겨냥한 충격 요법이긴 하지만 치기 어린 소영웅주의에 불과하다. 이준석의 좌충우돌은 청년 정치의 싹을 짓밟고 정권 교체와 정치 개혁의 대의(大義)를 파괴하는 경거망동이다. 친박과 싸우다가 당 직인을 갖고 가출한 김무성 전(前) 대표는 그 행동 하나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맞았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무책임과 가벼움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윤석열·이준석 샅바 싸움’의 궁극적 책임도 당무 우선권을 가진 윤석열에게 귀속된다. 윤석열은 당장 이준석을 끌어안아야 하며 이준석은 즉각 선대위에 복귀해야 한다. 역사의 사명은 태산같이 무겁고 개인의 야망은 티끌처럼 가볍다.

     

    코로나는 다시 창궐하고 민생 경제는 도탄에 빠졌으며 나라는 분열되었다. 문재인 정권 5년은 일대 재앙으로 끝나가고 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정권 교체론이 분출하는 이유다. 윤석열이 이런 압도적 민심에 응답하지 못한다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짓는 것이다. 윤석열은 냉전 반공주의와 천민 자본주의를 넘어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껴안아야 한다. 그게 유일한 대선 승리의 길이다. 위대한 정치가는 스스로를 버려 국민을 살리고 나라를 구한다. 그것이 바로 정치의 근본이다. ‘아님’(nicht)이라는 절망을 ‘아직 아님’(noch nicht)의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 ‘희망의 원리’다. 우리는 오늘의 절망을 딛고 내일의 희망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불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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