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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인생 시작] 최고령 해외봉사단원 60세 양병택씨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1. 7. 07:14
2022년 새해가 시작된지도 일주일이 되었다. 세월의 빠름을 느끼며 이제 갈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불쓱 불쓱 들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추억을 더듬는다. 갈때 가더라도 금년한해를 새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옛신문을 찾아 올려놓는다.
25일 오후1시 서울 염곡동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연수센터. 두 달간의 합숙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는 88명의 15기 해외봉사단원 젊은이들 속에서, 앞머리가 훤히 벗어진 초로의 양병택(揚炳澤·60)씨가 "얍!"하고 기합을 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11월14일 스리랑카로 출국하는 양씨는 국제협력단이 지난 93년 이후 개발도상국 33곳에 파견했거나 파견예정인 15개 기수 1316명의 단원 중 최고령자. 평균 26.9세인 15기 단원도 84%인 74명이 20대 젊은이다. 지난 1969년 한전에 입사해 98년 12월 정보처리처장으로 퇴직한 양씨는 "30년간의 전산 전문가 경험을 살려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6월 청량리 일대 노숙자·빈민을 돕는 다일공동체의 무료병원에서 호스피스로 일하기 위해 교육받던 중 해외봉사단원 선발 소식을 처음 접한 양씨는 "얘기를 듣는 순간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엔 큰아들(30)이 "어머니 혼자 두고 어디 가시느냐"며 말리고 나섰지만 부인 정정희(鄭貞熙·57)씨는 오히려 "한 번 해보라"며 남편의 '늦바람'을 거들었다. 영어와 인성면접, 컴퓨터 전공 시험까지 젊은이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겨뤘고, 8월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두 달간의 합숙훈련은 경기도 이천의 유네스코 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 양씨는 매일 아침 6시 기상해 3㎞를 구보하고,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식사시간만 빼고 계속되는 현지어·문화적응·정신교육 등을 모두 이겨냈다. 동료 단원 이형석(李炯錫·23)씨는 "1박2일로 산을 넘은 오대산 극기훈련 때는 젊은 사람도 힘든 산길에서 여성 단원의 손을 잡아 끌어줬다"고 말했다. 양씨는 "작년에만 마라톤 풀코스 2번, 하프 2번, 울트라마라톤(63.5㎞) 1번을 완주했다"며 "체력도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양씨는 "공부부터 직업까지, 평생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었다"며 "이제 경제개발이 필요한 다른 나라에서 이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02년 10월 26일 조선일보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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