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6]
安 마이웨이 선언에 단일화 원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일주일 만에 철회했다. 3·9대선 과정에서 마지막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야권 단일화의 가능성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마이 웨이’ 선언에도 단일화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20일 동아일보의 3·9대선 여론조사에서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 중 70.0%가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에 찬성했다. 이 조사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 선언이 나오기 직전인 18, 19일 진행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거리에서 유세 중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 후보는 2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완주 의지를 밝혔다.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책임은 국민의힘에 돌렸다. 안 후보는 최근 유세차량 사고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상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도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경 안 후보와 통화하며 “실무 책임자를 정한 뒤 후보 간 만나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이때 오후 기자회견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제안 이후 일주일째인) 19일 밤을 윤 후보 답변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지금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추가 협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최근 안 후보는 약 80억 원의 특별당비를 납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안 후보가 최근 일시적으로 70억∼80억 원을 냈다. 주식으로 담보대출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며 신중하게 대응했다.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양 후보 측의 책임 있는 분들이 꾸준히 소통을 계속해 왔기에 오늘 기자회견은 상당히 의외였다”면서도 “(협상은) 사전투표 전까지 마무리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본 핵심 관계자도 “윤 후보가 안 후보를 포용하는 입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들끓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두 후보의 통화는 최측근 실무진이 협상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물밑에서 꾸준히 설득 작업을 해온 끝에 성사된 것”이라며 “이젠 단일화를 위한 신뢰도 동력도 잃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변석개하는 입장 변화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균열을 파고들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선거 공학적인 단일화 여부를 넘어서 저희가 집권해도 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 이러한 자세로 (안 후보에게) 항상 열려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 ‘정권 교체’ 응답자 70% 단일화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