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뻥~ 뚫린 파노라마 경치에 탄성 절로… “돈이 아깝지 않아”
지난 3월 개장한 경남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비취색 남해와 한려수도의 비경을 360도 뻥 뚫린 파노라마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거제케이블카(주) 제공
지난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 고개에 위치한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최대 10명까지 탈 수 있는 캐빈에 올라서자 마치 바닥이 뻥 뚫린 것 처럼 투명했다. 순환식으로 도는 캐빈 45대 중 10대가 이런 투명 유리 바닥의 크리스털 캐빈이다. 성인 왕복 기준으로 일반 캐빈(1만5000원)에 비해 5000원 비쌌다. 캐빈이 서서히 산 정상으로 오르자 마치 숲길을 걷는 듯한 색다른 경험에 탑승객들 입에서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 케이블카는 1.56km 거리를 약 8분 만에 올랐다. 비교적 짧은 탑승 시간에 아쉬움도 잠시.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이 위치한 정상에 서자 왜 이 케이블카 이름 앞에 ‘파노라마’가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노자산(565m) 정상에 올라서니 어떤 장애물 없이 360도 시야가 탁 트였다. 비취색 남해와 한려수도의 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을 비롯해 외도 등도 한눈에 들어왔다. 맑은 날엔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날은 안타깝게 볼 수 없었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박철우(37)씨는 “거제에서 케이블카는 처음 탔다”며 “케이블카는 결국 경치 하나 보고타는 것인데,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경치가 좋다”고 말했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지난 3월 19일 개장한 관광도시 거제의 신상 아이템이다. 통영과 사천 등 인근에 바다를 볼 수 있는 케이블카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개장 5개월 만에 3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 정재헌 거제케이블카㈜ 대표이사는 “거제의 새 랜드마크로서 거제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1000만 관광객 유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국적 정원으로 유명한 거제 외도./거제시 제공
◇장애물 없이 360도 파노라마 전경 선사…내년 출렁다리도 출격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거제시가 민자 유치사업을 통해 조성했다. 756억이 투입돼 지난 2018년 착공에 들어가 4년 만에 완공했다. 학동 고개부터 노자산 전망대까지 1.56km구간을 운행한다. 10인승 캐빈 45대가 운행하는데, 1시간에 최대 2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초속 3~4m로 운행하며, 편도 기준 약 8분 정도 소요된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하부 승강장과 상부 승강장 간 높낮이 차가 344m로, 남해안 일대 케이블카 중 가장 큰 차이가 난다. 그만큼 정상에 올라갈 때, 반대로 내려올 때 각 포인트마다 탁 트인 경관을 선사한다.
케이블카로 노자산 정상에 오르면 상부 승강장인 윤슬정류장 루프 탑과 100m 정도 떨어진 쪽에 전망대가 각각 조성돼 있다. 두 전망대 모두 360도 전방이 뻥 뚫려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속살을 볼 수 있는 ‘뷰 맛집’이다. 전망대에 조성된 밑이 뻥 뚫린 그물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으로 이곳 케이블카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파노라마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거제케이블카㈜ 측은 66억원을 들여 전망대와 노자산 마늘바위 사이 약 200m 구간을 잇는 출렁다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조성하기로 하고 거제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역시 100% 민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업자 측은 마늘바위를 한 바퀴 도는 전망형 잔도(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출렁다리까지 들어서게 되면 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 기반시설 구축으로 관광객 유치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사계절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는 거제 정글돔./거제시 제공
◇대통령 휴양지 저도서 힐링…밤 바다 배경 장승포차서 낭만에 취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낀 거제는 명소가 즐비해 이름난 관광 명소가 많다. 최근엔 대통령 휴양지라는 상징성으로 ‘저도’가 사랑받고 있다. 저도 일대 바다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첫 승전보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도 크다. 지난 2008년 대통령 경호 유관시설(청해대)로 지정되고 대통령 휴양지로 이용돼 오다 지난 2019년 9월부터 일반인에 개방됐다. 섬 전체에 자생하는 해송과 동백은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탐방로와 모래해변, 연리지 정원 등을 둘러보며 1시간 30분 정도면 넉넉하게 볼 수 있다. 2월부터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던 대통령 별장 건물 외곽길 산책로가 추가 개방됐고, 별장 인근 지정된 장소에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거제 밤바다의 낭만을 즐기며 술 한잔 기울이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장승포차가 제격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개장했다. 장승포 수변공원 도로를 따라 늘어선 총 11동의 포장마차에선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안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포차는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이밖에 다양한 식물을 체험할 수 있는 거제 정글돔, 한국전쟁 참상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거제포로수용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여차몽돌해수욕장과 외도, 매미성 등도 거제에 온다면 꼭 들려볼 만한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