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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나도 놀라지 마세요… 배달로봇이 골목을 누빕니다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2. 11. 30. 05:54
     
     
    국내 시범운용 중인 방배1동의 동네 배달 로봇이 2022년 11월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1동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목적지까지 주문된 식품을 배달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 점원이 배달 앱으로 주문받은 치킨과 과자·음료 1만원어치를 들고나왔다. 점원은 편의점 앞에 있던 배달 로봇 ‘뉴비’ 윗공간에 주문받은 상품을 실은 뒤 문을 닫았다. 그러자 배달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달 로봇은 사람이 조금 빨리 걷는 것과 비슷한 초속 2m 정도로 달렸다. 거리 중간중간에서 마주친 사람과, 골목 한구석에서 튀어나오는 자동차도 피했다. 로봇의 자율 주행 과정에서 가장 힘든 장애물 중 하나인 도로 턱(연석·緣石)이 나오자 한쪽 바퀴를 비스듬히 올리면서 무사히 통과했다. 10분 동안 약 800m를 달린 로봇은 한 빌라 앞 주차장에 멈춰 섰고, 주문자가 QR 코드를 찍고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배달된 물건을 챙겼다.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지난달부터 서울 방배1동 반경 1.5km 지역 세븐일레븐 점포 3곳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무인 로봇 배달’ 장면이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카메라 총 10개를 통해 로봇이 자율 주행하고 연석은 최대 높이 16cm까지 넘을 수 있다”며 “실제 상용화되면 배달료가 100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로봇이 우리 동네 골목을 누비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달하는 로봇부터, 오피스 건물 전체를 배달 로봇 수십 대가 누비면서 커피·간식·도시락을 배달하기도 한다. 내년엔 강남 테헤란로 로봇 배달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그동안 식당·호텔 등 제한된 실내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정해진 루트를 움직였다면, 사람·자동차가 번잡하게 다니는 건물과 도로에서 로봇이 스스로 찾아가 임무를 완수할 정도로 기술이 고도화된 것이다. 배달 로봇이 상용화되면 라스트마일(배송의 최종 단계) 물류에 큰 혁신이 일어날 전망이다.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서 배달 로봇 '딜리'가 이동하고 있다. 코엑스몰과 트레이드타워에서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뉴시스
     
    현대차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모빈이 개발 중인 계단을 오르는 배달로봇 /모빈
     

    ◇내년엔 테헤란로에서 배달 로봇이 달린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8일부터 서울 코엑스몰과 트레이드타워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엑스몰의 식음료 매장 6곳에 들어온 식료품을 높이 55층, 3600명이 근무하는 트레이드타워 곳곳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이 서울시·강남구와 함께 준비 중인 ‘테헤란로 로봇 거리 사업’의 하나로, 내년부터 로봇이 코엑스 밖으로 나와 테헤란로를 달릴 예정이다. 배민 배달 로봇은 인천국제공항에서 6대, 광교 한 아파트 단지에서 10대가 활동하면서 약 1만건의 배달을 소화했다. 김요섭 배민 로봇배달서비스 실장은 “광교 서비스는 작년 11월부터 로봇이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관문 앞까지 가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가게·아파트 현관·엘리베이터와 로봇이 통신하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신사옥 1784에선 28층 빌딩 전체에 배달 로봇 100대가 오전엔 커피, 점심엔 직원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 곳곳을 누빈다. 로봇을 효율적으로 운반하는 별도의 엘리베이터도 설치했다. 네이버는 실내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과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동시에 로봇 여러 대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율 주행 로봇 수백 대를 캠퍼스·도시 단위에서 운영하는 기술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계단 오르는 로봇도 개발 중

    배달 로봇에는 아직 한계도 있다. 비나 눈이 오는 야외 환경에선 카메라·라이다 등 센서가 장애물 인식을 제대로 못 할 수 있고, 한국 아파트와 골목에 흔한 계단이나 높은 연석을 넘기도 쉽지 않다. 완벽한 문 앞 로봇 배달이 어려운 이유다.

    이런 로봇의 하드웨어 한계를 넘기 위한 시도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사내 벤처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모빈은 ‘계단을 오르는 배달 로봇’을 개발 중이다. 모빈의 네 바퀴 달린 배달 로봇은 형상이 구부러졌다가 펴지는 특수 고무 바퀴를 달아 계단을 오르고 경사로를 다녀도 물품 적재함이 기울어지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도록 했다. 최진 모빈 대표는 “로봇 부피를 18% 이상 줄여 내년 유통업체들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음식뿐 아니라 가벼운 택배·우유·신문 등 다양한 물품을 현관 앞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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